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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허술한 시스템 70억원대 '세도(稅盜·세금 도둑)' 키웠다

(여수=뉴스1) 장봉현 기자 | 2012-10-24 08:23 송고

전남 여수시청© News1 장봉현 기자



전남 여수시청 공무원 김모(47·8급)씨의 공금 횡령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데는 여수시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공금 횡령혐의로 구속된 김씨에 대한 수사결과 현재까지 확인된 잠정 횡령액이 당초 알려진 20억원대에서 크게 늘어난 75억원에 이른다고 24일 밝혔다.


여수시청 공무원의 급여지급과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업무를 담당한 김씨는 예산에 반영되지 않는 세입·세출 외 현금을 관리하면서 징수한 세금을 세무서에 납부하지 않고 자신의 비밀계좌로 빼돌렸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여수상품권 가맹점 업주들에게 지급하는 환급액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것도 검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주요소 등에서 여수상품권을 사용한 것처럼 청구해 자신의 비밀계좌로 이체해 빼돌리는 수법이다.


김씨가 2009년 7월부터 전국 자치단체 공무원 비위사건 가운데 사상 최고액의 공금을 횡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수시가 제대로 된 재정 검증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내 일선 지자체는 2000년 후반부터 지방재정시스템(e-호조)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예산, 지출, 계약, 자금, 부채 등 지방재정의 전 분야에 대해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해 횡령 등 사고에 대한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수시는 김씨가 담당했던 세입·세출 외 지출에 대해서는 'e-호조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수기방식'에 의존했다.


전산화를 했다면 이 비용이 시금고로 바로 입금되기 때문에 사고를 막을 수 있었겠지만 여수시는 사실상 거액을 횡령할 수 있도록 방치한 셈이다.


무용지물의 감사 시스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이 업무를 맡아오면서 공금을 빼돌려 왔지만 여수시와 상급기관인 전남도는 이를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 일선 지자체는 2년에 1번 실시하는 전남도종합감사와 시청 자체감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여수시 감사실은 9월 24일 김충석 여수시장의 '불길한 꿈'에 의한 감사지시에 따라 자체 감사를 벌였음에도 이같은 내용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관련 부서장이나 감사 라인에 있는 공직자 누구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태성 여수시민협 사무국장은 "e-호조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수기에 의존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며 "여수시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보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지만 결재라인에 있었던 상급자에 대한 강력한 문책과 책임을 묻는 보다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e-호조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완도군도 공무원 A(37·여)씨가 김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2년여간 공금 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cool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