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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통영의 딸' 강제 구금 판정, 국제적 송환 요구로 이어지나

(서울=뉴스1) 민지형 기자 | 2012-05-29 02:48 송고 | 2012-05-29 02:52 최종수정
29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통영의 딸" 임의적 구금여부에 대한 유엔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News1 이명근 기자


유엔(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산하 '임의적(강제)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이 통영의 딸 신숙자씨 모녀가 임의적(강제) 구금됐다는 판정을 내리면서 신씨 가족 송환운동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UN의 이번 결정이 강제력은 없지만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ICNK) 등이 국제사회에서 신씨 가족 송환운동을 펼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ICNK 등은 29일 UN의 통영의 딸 관련 판정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통영의딸송환대책위(가칭)'를 꾸리는 등 이번 결정을 계기로 통영의 딸 송환을 위한 국민적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대북 단파 라디오 열린북한방송 대표인 하태경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UN의 공식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각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에 석방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당선자는 "북한이 UN의 의견에 부정적으로 대응하면 UN은 향후 강도를 높여 대응할 수도 있다"며 "다음 절차로 UN은 고문그룹이나 모든 그룹이 연합해서 의견을 제출할 수도 있고 그 다음에는 북한의 반인도범죄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허현준 통영의딸송환대책위 구성준비위원회 사무처장은 "다음달 26일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공식 대책위를 발족할 계획"이라며 "통영의 딸 문제가 공식 확인에 머물지 않고 가족 상봉과 송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국민적 운동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사무처장은 이어 "6월초에 유럽을 방문해 독일연방 등에도 신씨의 생사확인과 두 딸의 송한을 요청해 달라는 내용의 요구를 할 것"이라며 "신씨 가족은 북에 들어갈 당시 독일의 망명권자 신분이라서 독일연방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UN이 납북자와 관련해 이런 결정(송환 등)을 한 문서는 처음으로 안다"며 "기자회견 참석 요청을 받고 마음으로 울었고 이 문제가 해결돼 신씨의 두 딸이 독일에서라도 아버지 오길남씨와 상봉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신씨의 두 딸은 요코타 메구미의 딸 은경이와 함께 평양 인근에서 북한 당국의 엄한 보호를 받고 있다고 평양 소식통들이 전해온다"며 "(북한지도자인) 김정은은 일본과 상대할 때는 은경이를, 한국과 유엔을 상대할때는 신씨의 두 딸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ICNK는 이날 "OHCHR 산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이 '1987년 이래 신숙자, 오혜원, 오규원의 구금은 임의적(강제)이었고 현재도 임의적이라고 판단하고 (이들의) 즉시 석방과 적절한 배상 조치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 신숙자씨가 간염으로 사망했고 두 딸은 오길남을 아버지로 여기지 않는다는 내용의 답변을 UN 실무그룹에 통보한 바 있다.

경남 통영 출신의 신씨는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돼 독일 유학생이던 오길남씨와 결혼해 살다가 1985년 월북했고 오씨는 1986년 혼자 북한을 탈출했다.

북한에 남겨진 신씨와 두 딸은 수용소를 전전하며 비참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통영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신씨 모녀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ICNK 등이 '통영의 딸' 신씨 가족을 구출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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