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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해밀학교, 취지 안 맞는 상벌제도로 학업중단 위기 학생 내몰아

교장, 교사 반발에도 불구 퇴출을 위한 상벌점제 운영…개교 한 달 만에 3명 수탁해지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2012-05-03 00:01 송고


인천시 최초 공립 대안학교인 해밀학교 전경. © News1

 
인천 부평의 B중학교에 다니던 L모(15)군은 1년 동안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지난해 말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후환이 두려운 L군은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60여일 넘게 결석한 L군은 학교폭력 피해 치료와 더불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를 물색했다.


 
L군은 3월 19일 인천시 공립 대안학교인 인천해밀학교로 보내졌다. 그러나 해밀학교로 옮긴지 한 달여 만에 벌점초과로 인해 수탁해지를 당했다. L군은 '사지나 다름없는' B중학교로 다시 돌아가야하는 상황이 됐다.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L군에게 그 사이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지난 3월 야심차게 문을 연 ‘인천해밀학교’는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폭력·비행이나 학교 부적응으로 학교를 떠난 학생들을 껴안기 위해 인천시교육청이 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립한 공립형 대안학교이다.


 
3일 해밀학교가 노현경 인천시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는 개교 이후 한달 남짓한 기간 중등과정 3학년생 11명 중 3명에게 수탁해지 조치를 내렸다.


 
수탁해지 학생들은 대안학교와는 어울리지 않는 상벌점제도라는 그물에 걸려 쫓겨나는 신세에 처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교사의 반발에도 교장·교감 수탁해지를 위한 상벌점제도 독단 운영


 
해밀학교는 인천최초의 공립 대안학교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엄격한 벌점제도를 실시, 학업중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 아이들을 다시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다.

 
퇴출된 3명의 학생 이외에도 현재 4명의 학생이 벌점으로 인한 수탁해지를 받을 위기에 처해 해당학생 학부모들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밀학교는 현재 ‘해밀 美플러스제’라는 상벌점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교장·교감의 독단적인 운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벌점이 100점을 넘길 경우 수탁해지를 하는 등 강력 초치하는 반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상점제도는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벌점은 교내·외 흡연이 직접 목격된 경우(벌점 35점) 흉기를 소지한 경우(벌점 10점) 교사지시불이행 및 불손한 언행(벌점10점) 무단결석(벌점7점) 등 점수 비율이 높고 항목도 20여 가지에 이르지만, 상점은 금연을 선포한 후 30일 성공한 학생(상점10점) 출결에 지각·조퇴·결과 없는 학생(10점) 등 9가지에 항목에 불과하고 상점도 상점도 대부분 1점으로 매우 낮다.


 
노현경 의원은 이에 대해 “위기 학생을 구제해야 할 해밀학교가 오히려 학생들을 위기로 몰아넣어서는 안된다”며 “특히 해밀학교의 상벌점제는 일반학교보다 훨씬 가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흡연 벌점이 35점이나 되고 퇴출된 학생 대부분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면 애초의 상벌점제도의 의미가 없다. 범죄행위가 예상되는 흉기소지가 10점인데 흡연이 더높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해밀학교 관계자는 “해밀학교는 현재 대안학교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외부적으로는 잘 운영되는 것처럼 알리는데 급급하고 내부적으로는 곪아가고 있다”며 “이곳 아이들은 대부분 자아존중감이 낮기 때문에 상담·심리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흡연도 치료의 대상이지 퇴출의 빌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모제 교사와 임명제 학교장, 입장차 팽팽…시교육청 문제 파악조차 못해


 
당초 해밀학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사와 학교장 선발문제에 있어 대안학교에 대한 경험이 있거나 이를 준비할 수 있는 전문가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교육청은 교사는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했지만, 교장 및 교감은 법률적인 문제를 이유로 임명제를 선택했다.


 
또 교육청은 일반학교장 경험마저 전무한 초임교장을 임명, 전문성 결여가 문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노현경 의원은 “해밀학교는 교사 및 학교장 선발에 있어 대안학교에 대한 경험 및 지식,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학교장을 교육청이 임명하기보다는 공모를 통해 선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학교에 대한 지식 및 경험이 전무한 초임교장을 인천 최초의 공립 대안학교에 임명한 것 자체가 이번 문제를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밀학교 관계자는 "대안학교 취지에 맞지 않는 교장의 독단적 운영에 교사들이 항의했지만 단 한 번도 받아들여 진적이 없었고, 현재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교운영에 대해 자포자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교육청 관계자는 “인천 최초 공립 대안학교인 해밀학교는 현재 취지에 맞게 잘 운영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장도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해 현재 내·외부적으로 불거진 문제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jjujul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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