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전국 > 경기

경기경찰, 수원토막살인 사건 어처구니없는 축소·은폐

(수원=뉴스1) 전성무 기자 | 2012-04-07 01:40 송고 | 2012-04-07 05:32 최종수정

 

수원 2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은 경찰의 초동대처 미흡으로 인해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인재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인 검거 이후 자신들의 공적 알리기에만 급급했고 치부는 꼭꼭 숨겨놨다.

 

또 피해자와 112신고센터의 통화시간도 당초 경찰 발표와 달리 무려 7분 이상이나 지속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토막살인 사건
사건이 발생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일대. © News1 


 

◇거짓말로 일관하며 조직적 은폐 시도

 

사건 발생 후 경찰의 사후 조치는 엉망이었다. 언론을 의식해 사실을 왜곡‧축소하기에 급급했다.

 

당초 1분20초라던 피해자 곽모씨(28‧여)와 112신고센터 간 통화시간은 총 7분36초였던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곽씨의 안타까운 비명과 절규는 살인범이 잠긴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뒤에도 6분16초 동안이나 이어졌다.

 

곽씨는 이 시간 동안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악, 악”하는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중간에는 테이프를 찢을 때 나는 소리도 들렸고 전화가 끊길때 쯤에는 비명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이미 긴급공청이 진행되고 있는 터라 휴대전화 수화기를 통해 전해진 곽씨의 비명은 고스란히 112신고센터 근무자 20여명에게 전파됐다.

 

이 때문에 경찰이 곽씨의 비명소리를 듣고 있으면서도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데 따른 국민 비난 여론을 의식해 통화시간을 경기경찰청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축소해 언론에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이런 내용까지 차마 공개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논란이 거세지자 수원중부서장과 형사과장을 대기발령하고 6일 서천호 경기지방경찰청장은 대국민 사과성명을 통해 사죄했다.

 

 

수원 토막살인 사건 일어난 주택
지난 1일 경기도 수원에서 발생한 토막살인 사건 현장. © News1

 

 

◇현장 탐문수사 부실

 

현장 탐문도 황당했다. 범죄 의심장소 주변 주민들을 일일이 대면한 것이 아니었다. 경찰이 벌인 탐문기법은 ‘귀 동냥’이었다.

 

늦은 시각 주민들이 잠 자다 깰 것이 걱정돼 현관문이나 창문에 귀를 댔다가 사람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하고 안들리면 빠지는 식이었다.

 

처음부터 강력팀 형사 35명을 투입했다는 말도 모두 거짓말이었다.

 

곽씨의 신고가 접수된 날 출동한 인력은 11명(2인1조 순찰자 3대, 형사기동대 5명)에 불과했다.

 

추가 인력이 투입된 것은 다음날 오전 2시32분.

 

형사기동대 2개팀(10명)과 순찰차 2대(4명)가 추가 배치됐고, 형사기동대 4개 팀(20명)이 현장에 도착한 것은 오전 6시50분께 였다. 곽씨의 신고가 접수되고 7시간이 지난 뒤였다.

 

범인 검거에 결정적 단서가 됐던 “부부가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옆집 주민의 제보도 오전 11시30분께 탐문 중이던 형사들에게 접수됐다.

 

경찰이 사건 신고 접수 즉시 가용인력을 총 동원해 적극적 탐문을 벌였다면 곽씨를 살릴 수도 있었던 것이다.

 

관할 경찰서 형사과장은 신고 접수 두 시간 후에야 보고를 받았고 오전 7시에 경찰서에 출근해 2시간이 지난 오전 9시께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112신고센터부터 ‘오작동’

 

중국동포 우모씨(42)에게 살해 당한 곽씨는 2일 오전 11시50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우씨가 거주하는 원룸 1층에서 처참하게 살해 당한채 경찰에 발견됐다.

 

곽씨는 전날 밤 10시50분께 휴대전화를 이용해 112신고센터에 전화를 걸어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경찰이 13시간 동안 지동 일대를 헤매는 사이 우씨는 곽씨를 무참히 살해했다. 이 시간 동안 112신고센터와 일선 경찰서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곽씨의 신고를 접수한 경기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는 위급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원중부경찰서 권역 전 현장 인력에게 출동 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을 빠뜨렸다. 피해자가 ‘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누락한 채 지령을 내린 것이다.

 

112신고센터는 ‘성폭행, 못골놀이터 가기 전 지동초등학교 쪽, 긴급출동’, ‘지동초등학교,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다’ 등 내용만 일선 경찰에 전파했다.

 

사건 당일 112신고센터 지령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수원중부서의 한 형사는 “자세한 위치를 전해받은 건 우리도 몇 시간이 지난 뒤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곽씨는 112신고센터에 신고하면서 3번째 문답 만에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서’라고 위치를 밝혔지만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1㎞ 가량 떨어진 못골놀이터부터 뒤지면서 허송세월을 보냈다.

 

112신고센터에서 처음부터 곽씨의 최초 신고내용을 빠뜨리고 전달하는 바람에 탐문조가 엉뚱한 곳을 헤맨 셈이다. 

 




lenn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