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119 구급차 괴롭히는 '진상 신고자'…"이젠 꼼짝마"

울산소방본부, ‘비긴급 상습 신고자 근절대책’ 강력 시행

(울산=뉴스1) 이원호 기자 | 2014-07-15 23:11 송고

“지금 술을 먹어 집에 가야겠는데 구급차 좀 보내 달라”, “집에 촛불을 켜 놨으니, 소방차가 와서 좀 꺼달라".
최근 119 종합상황실에 접수된 어이 없는 신고 전화내용이다.

울산소방본부(본부장 이갑규)는 소방력 낭비와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소방차를 출동시키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비긴급 상습 신고자 근절대책’을 마련해 강력하게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비긴급 상습 신고자 근절 대책은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는 10회 이상 비긴급 상습 신고자 15명에게 신고 자제 경고와 공문 통보한다. ▲2단계는 비긴급 상습 신고자들이 심리상담․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구․군 보건소에 협조 요청한다. ▲3단계는 상담․치료 결과를 반영해 이후에도 상습 전화를 계속할 경우 형법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반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다.

울산소방본부는 119종합상황실 수보요원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전문 콜센터 강사를 초청해 악성 전화 및 민원 대응 요령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고, 향후 비긴급 상습 신고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3년 1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접수된 119신고 35만 1794건 중 10회 이상 신고한 사람은 2010명으로 나타났다.

2010명의 신고내용을 분석한 결과 39명이 긴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고, 이 중 상습 신고자는 15명으로, 172회나 신고한 사람도 있었다.

39명의 신고 녹취록을 분석하면 대부분 119상황실 직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구급차를 보내면 구급차에 손상을 입히거나, 음주 상태에서 집까지 태워 달라고 하는 내용이었다.

상습 신고자들의 구체적 신고 사례를 보면, △만취한 상태에서 욕설을 하면서 “나는 구급차 단골손님이다. 술을 많이 마셔 못 움직이니 집으로 데려 달라” △술에 취해 누워 있는 상태에서 “추우니 문 좀 닫고 가라” △“이번엔 진짜 아프다”라고 애원해 출동하면 병원 가기 싫다고 구급차 돌려보내기 등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이 아니거나 장난삼아 전화하는 것은 업무를 지연시켜 신속한 구조를 방해하며, 불필요한 소방차 출동으로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급차 1대당 하루평균 소요 비용은 32만 5002원으로 분석됐다.

119종합상황실 관계자는 “비긴급 출동으로 현장 직원의 업무 가중과 상습 신고자들의 욕설로 상황실 직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상습 신고자 때문에 촌각을 다투는 사고에 출동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who957@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