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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메시에 대한 신의 외면 그리고 마지막 배려

체력 저하와 집중 견제 속에서 아쉬운 준우승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7-13 21:57 송고 | 2014-07-13 22:15 최종수정

스무 번째 월드컵은 남미 대륙에서 열린 대회에서 유럽 국가가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위대한 팀' 독일이 '위대한 플레이어' 메시를 꺾었다.

독일이 14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연장 후반 7분 마리오 괴체의 드라마틱한 결승골과 함께 네 번째 별을 가슴에 달았다.
워낙 팽팽한 경기였다. 좀체 골이 나오지 않았다. 결정적인 슈팅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치열한 승부였다. 독일도, 아르헨티나도 결승에 오를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최상의 팀이었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14일(한국시간) 열린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독일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월드컵 신은 또 다시 메시를 외면했다. © News1

양 팀 22명이 모두 내로라하는 선수들이었다. 수준 높은 선수들이 모두 팀 속에 녹아들어 혼신의 힘을 다하며충돌했다. 개인이 돋보이기 힘들었다. 리오넬 메시라도 별 수 없었다.

조직력과 수비력으로는 세계 최강이라는 독일에게도 메시는 부담스런 존재였다. 때문에 숫제 공을 잡지 못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2~3명이 에워싸는 것은 기본, 볼 터치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어떤 팀보다 강한 독일이 자신들의 강함을 내려놓고, 메시의 강함을 인정한 셈이다. 메시는 애를 먹었다. 물론 조별예선 첫 경기부터 4강까지, 메시를 자유롭게 두는 팀은 없었으나 독일급 수비는 메시도 버거운 벽이었다.

지난 6경기 동안 소진된 체력도 메시를 괴롭혔다. 토너먼트에 들어서면서 움직임이 크게 줄었다. 체력적인 문제, 컨디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메시는 독일전에 들어 둔한 움직임이 정점을 찍었다.

메시는 분명 최상급 선수다. 그냥 기술만 좋은 선수는 아니다. 작은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크고 강인한 멘탈의 소유자다. 틈을 주지 않는 집중 견제 속에서도 전혀 표정 변화가 없다. 괴로운 내색이나 짜증도 찾을 수 없다. 여의치 않아도 스스로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드문드문 찾아온 볼 터치였으나 때마다 상대를 긴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말이 쉽지,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6경기를 시달렸다면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진이 빠질 상황이다. 메시는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그도 사람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뛰는 메시보다 걸어 다니는 메시, 서 있는 메시의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메시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클럽 커리어에서는 이미 모든 것을 거머쥔 메시에게 월드컵은 마지막 퍼즐과 같았다. 하지만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결국 월드컵의 신은 메시를 외면했다. 승부차기 기회마저도 앗아갔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배려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악의 상황은 신도 보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월드컵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메시의 몫이었다. 또 다른 위로였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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