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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냉탕 온탕' 행보 반복…배경과 의도는?

아시안게임 계기 대남 유화공세와 동시에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 병행
"대결과 대화 모두 준비됐다" 자신감 표출하며 한반도 문제 주도 의지 가능성
김정은 리더십 이상 징후로 보는 관측도 있어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4-07-10 07:17 송고
지난 2005인천동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에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러 인천을 방문한 북한 미녀응원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사진 맨 오른쪽)도 당시 응원단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 News1 이병욱 기자


북한의 최근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른바 '냉탕 온탕' 전략으로 대외행보를 보여 종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고위급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4개월 넘게 대남 강경 태도를 유지해온 북한은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의 '특별제안'을 발표했다.

특별제안에서 북한은 느닷없이 8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 프리던 가디언(UFG)'의 취소와 더불어 7.4남북공동성명 42주년 계기 비방중상 및 적대적 군사행위 중단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지난 1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년사에 이어 연달아 발표된 국방위의 '중대제안'과 '공개서한'의 맥락과 닿아있기도 하다.
국방위는 특히 제안의 배경에 대해 "7월부터 북남사이에 예견되는 여러 화해와 협력에 관한 정치 실무적 일정들이 여론화 됨에 따라 북남관계 개선을 바라는 열기는 막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고 밝히며 "7월7일을 즈음해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밝히기도 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재시동'을 걸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하지만 북한 특별제안 발표 나흘 전인 6월26일 원산 일대에서 신형 300mm 대구경 방사포 3발을 발사하고 제안 하루 전인 6월29일에도 사거리 500km 가량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 긴장을 높였었다.

이어 7월2일에도 원산에서 신형 방사포 2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당시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제기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을 하루 앞둔 상태에서 북한이 자신들보다 먼저 남한을 방문하는 시 주석에 대한 나름의 불만의 표시를 했다는 해석과 더불어 우리 정부가 7월1일 북한의 '특별제안'에 대해 "진실성이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미사일 발사는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전날 우리 정부의 수용 거부에 반발해 즉흥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결정했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같은 분석을 반영하듯 북한은 특별제안 발표 이후 정부의 수용 거부 입장에도 불구하고 관영매체를 통해 특별제안이 '평화애호적'이라고 주장하며 우리측이 이에 호응할 것을 촉구하는 유화공세를 펼쳤다.

북한은 심지어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서 나온 한중 정상의 '북핵의 확고한 반대'가 담긴 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유화 행보를 거두지 않았다.

7월7일 북한은 앞서 특별제안을 통해 예고한대로 올 9월 열리는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할 것으로 골자로 하는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실제적 조치'를 내놓았다.

당시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적 조치를 내놓을 경우 이는 '고위급 접촉 재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지만 북한의 선택은 우선 낮은 수준의 접촉면을 넓히는 쪽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남측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 9년만에 북한 응원단이 온다는 것과, 북한이 과거 높은 기준으로 응원단을 선발하는 등 특히 남측에 파견되는 응원단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이같은 발표는 결코 접촉면의 수준이 낮다고만 보기 힘든 점이 있다.

아울러 10일엔 먼저 아시안게임 선수단 및 응원단 파견 관련 논의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해오는 등 대남 대화 분위기 조성에 한발 먼저 나서는 모양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의 전술로케트 발사훈련을 현지지도 했다고 10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4.7.10/뉴스1 © News1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북한의 무력시위 역시 끊이지 않고 계속됐다.

북한은 7월6일 동해에서 진행된 김 제1비서가 참관한 상륙훈련서 우리측의 서해 스파이크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는 훈련을 펼침은 물론, 9일엔 또 한번 탄도미사일을, 그것도 군사분계선과 멀지 않은 황해도 지역에서 발사하며 무력시위의 수위를 높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냉온 행보가 한반도 각종 현안에서의 주도권을 자신들에게 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일련의 무력시위의 의도는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표출하면서 일단 국제사회의 주목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대남관계에 있어서는 김 제1비서의 신년사에 담긴 '남북관계 분위기 개선' 관철 시도를 꾸준히 선제적으로 제기하면서 올해 안에 추가적인 고위급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 기류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최근 러시아와의 경협 확대, 일본과의 수교 재개 등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 이미지 개선 등의 목표로 대남 평화공세를 추가로 활용하는 것 뿐이라는 부정적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대결과 대화를 모두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오락가락하는 행보가 든든하지 못한 김정은 제1비서의 리더십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외교통상부 차관출신인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종잡을 수 없는 정세는 김 제1비서가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결과일 수 있다"며 "북한의 정세가 우리가 아는 것 보다 훨씬 불안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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