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포츠전문방송 'ESPN'은 8일 브라질이 1975년부터 A매치 홈 62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1975년 브라질의 A매치 홈경기 패배는 1975년 9월 30일(이하 현지시간) 페루와의 남미선수권 준결승 1차전(1-3패)을 말한다.
1975년 남미선수권은 고정적인 개최국 없이 홈팀으로 지정된 국가의 경기장에서 진행됐다. 9강 조별리그로 준결승 진출 3팀을 가린 후 디펜딩 챔피언 우루과이가 합류한 4강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결정했다. 토너먼트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었다.
홈 1차전에서 일격을 당한 브라질은 2차전 원정에서는 2-0으로 승리했다. 현재의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라면 페루가 합계 3-3, 원정 골 3-2로 결승 진출이 확정됐겠으나 당시에는 그런 제도가 없어 추첨 끝에 페루가 결승에 올라갔다.
페루는 기세를 몰아 콜롬비아와 홈·원정·중립에서 열린 결승 3경기에서 2승 1패 3득점 1실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브라질은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독일과 2014월드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브라질-독일이 열리는 '이스타지우 미네이랑'(수용인원 5만8170명)이 바로 1975년 페루전 패배 당시 그 경기장이다. 준결승이라는 것도 같다.
그러나 현재 브라질 대표팀에게 '이스타지우 미네이랑'은 39년 전 과거보다는 2013년 6월 26일 우루과이와의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2-1승) 장소로 더 익숙하지 않을까? 우루과이전에서 브라질은 공격수 프레드(31·플루미넨시 FC)와 미드필더 파울리뉴(26·토트넘 홋스퍼)의 골로 승리했다. 브라질은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프레드는 실버슈(득점왕 2위), 파울리뉴는 브론즈볼(MVP 3위)을 수상했다. 두 선수는 2014월드컵에도 참가 중이다.
1975년 페루전, 2013년 우루과이전, 그리고 2014년 독일전. '이스타지우 미네이랑'의 이 3경기는 모두 '준결승'이다. 홈 A매치 62경기 무패는 실로 대단한 기록이나 하필이면 마지막 홈경기 패배 장소에서 월드컵 준결승을 치르는 것은 분명 껄끄러운 부분이다. 1975년처럼 발목을 잡힐 것인지, 아니면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처럼 우승의 한 과정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물론 독일 입장에서도 1975년 페루와 2013년 브라질의 전례를 보고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할만하다. 월드컵 통산 5회 우승팀(브라질)과 3회 우승팀(독일)의 대결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실질적인 결승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대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