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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모가 재일동포인 김정은, '조총련' 입지 확대하려나

북일 합의를 계기로…金 "조총련 살려내야 한다" 지시 주장도 제기
北 대하는 조총련 내부 기류 변화 및 입지 한계는 향후 관계유지의 변수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4-07-06 06:24 송고
도쿄 치요다구에 위치한 조총련 중앙본부/사진=지지통신 © News1 배상은 기자


북한과 일본이 납북 일본인 재조사 및 대북 독자 제재 해제에 합의하며 교류재개 움직임을 본격화 한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이번 결심엔 재일동포 출신인 어머니 고영희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비서의 생모인 고영희는 오사카(大阪)에서 제주도 출신의 교포 딸로 태어나 1960년대 초 재일교포 북송 때 부모와 함께 북한으로 건너갔다.

이후 만수대예술단 무용수로 활동하다 198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번째 부인이 됐으며 2004년 프랑스에서 유선암(추정)으로 사망하기까지 줄곧 김 제1비서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배경으로 인해 김 제1비서는 유독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중심으로 한 '일본 인맥'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일이 '북한 내 모든 일본인 문제의 재조사'와 '대북 독자 경제 제재 일부해제'에 합의한 스톡홀롬 합의가 나온 직후 북한 전문 매체인 자유북한방송은 일본 내 '북조선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들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구출회)'의 니시오카 츠토무 상임대표를 인용해 "김 제1비서가 올들어 '조총련을 무너지게 해선 안된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살려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북-일 합의에 조총련에 대한 김 제1비서의 각별한 애정이 영향을 줬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아울러 북한이 일본 법원의 조총련 본부 강제매각 결정과 조총련계 학교인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중단 조치가 취해지자 조총련의 존폐에 대한 위기감도 동시에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북한 전문가는 "조총련의 영향력이 상당히 큰 폭으로 줄고 있다고 하지만 조총련이 북한에 '돌아설' 경우 여전히 그 타격은 클 것"이라며 "조총련은 북한의 입장에선 양날의 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같은 북한 당국의 의지와 노력을 반영하듯 일본 법원은 북-일 스톡홀롬 합의에 즈음해 조총련 본부 건물의 매각 절차를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최근엔 본부 건물을 낙찰 받았던 '마루카나 홀딩스'와 조총련계 사업가가 본부 건물의 재인수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 지난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에 선출된 허종만 조총련 의장이 8일 방북 예정인 등 북한의 조총련 입지 회복에 대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그간은 일본 정부는 일본 내 조총련 간부에 대한 방북 및 재입국을 사실상 금지했으나 이번 합의로 이같은 제재도 해제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북-일 합의로 인해 북한 내에서 조총련게 인사 혹은 '일본통'이 새롭게 부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지난 4일 북한이 '모든 일본인 문제 재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위원장에 임명한 서대하 국방위원회 안전담당 참사 겸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이 "김 제1비서의 숨겨진 비서관"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지난 6월 아사히 신문에 보도된 북-일 협상에 핵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미스터 X'의 신원에도 여전히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납북 일본인의 대표적 존재로 알려진 요코타 메구미씨의 북한 내 딸인 김은경이 김 제1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지원을 받아 향후 대일관계에서 대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같은 북한의 '조총련 챙기기'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향후 관련 추이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우선 상당수 전문가들은 집권 이후 경제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는 김 제1비서가 그에 대한 일환으로 북-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김 제1비서가 경제 회복에서의 조총련의 역할에 대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거나 오히려 조총련의 '한계'를 확인한 뒤에는 다시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한때 조직규모 50만명을 자랑하던 조총련은 현재 3만~5만 정도의 수준으로 사실상 상당수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및 '3대 세습' 등으로 이탈해 등을 돌렸다는 분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산케이 신문을 중심으로 한 몇몇 일본 매체들은 조총련 내부에서 과거 북한 정권에 대한 '자금줄' 역할을 했던 시기가 다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 제1비서의 외할아버지인 고영희의 부친 고경택이 과거 일본 오사카에 있는 '히로타 군복공장'이라는 곳에서 일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백두혈통'의 순결성에 흠집을 낼 수도 있는 '친일'의 흔적에 대한 '물타기' 의도로 조총련 챙기기 및 북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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