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조작' 국정원 협조자 "죄송하다" 사과편지

지난달 24일 구치소에서 작성…"요구 거절못했다…용서를 빈다"

본문 이미지 - 국정원 협조자 김모씨가 유우성씨에게 보낸 편지 전문(유우성씨 제공). © News1
국정원 협조자 김모씨가 유우성씨에게 보낸 편지 전문(유우성씨 제공). © News1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협조자 김모(61)씨가 사건의 당사자인 유우성(34)씨에게 직접 사과편지를 보낸 사실이 5일 확인됐다.

김씨는 한창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던 지난달 25일 구치소에서 이 편지를 작성한 뒤 변호인을 통해 유씨의 변호인단 측에 전달했다.

김씨는 유씨 재판에 검찰이 증거로 제출했던 중국 공문서 일부를 국정원 측에 전달한 조선족 협조자로 국정원의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진 지난 3월 서울시내 한 모텔에서 자살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김씨는 모텔 벽에 피로 '국정원'이라는 글씨를 썼고 유서에는 "박근혜 대통령님, 국정원 개혁보다 바꾸시는 것이 좋겠네요. 지금 국정원은 '국조원'입니다" 등의 글을 남겼다.

김씨는 편지를 통해 "잘못을 깊이 깨달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우리 사회에서 수구권 위주의 이데올로기를 청산하는 데 큰 기여를 했고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줬기에 그 고통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정원이 '답변서'를 부탁할 때 그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주저했지만 국정원은 '한국에서는 문제되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입수할 수 없어 이렇게 하는 것이다, 중국에 확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고 해 그 말을 믿었다"고 호소했다.

또 "국정원은 당시 출입경기록이 위조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상당히 긴장했고 완전히 곤경에 빠진 것 같았다"며 "국정원과 검찰도 한국의 국가기관이라 믿었으며 국정원과 검찰이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주면 앞으로 국적 문제 뿐 아니라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 '답변서'가 유씨에게 어떤 피해를 주거나 모해하려는 의도는 생각지도 못했고 단순히 곤경에 빠진 국정원과 검찰을 도와준다는 어리석은 생각뿐이었다"며 "저의 무지하고 부덕한 처신이었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난해 9월경 국정원은 출입경기록을 입수해달라는 부탁을 두번이나 했지만 입수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며 "국정원이 '답변서'를 의뢰할 때 거절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요구가 그처럼 절박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잘못을 절실히 깨닫고 뉘우쳤고 억울한 점도 있지만 누구에게 하소연을 하겠냐"며 "다시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유씨의 넓은 양해와 용서를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 심리로 지난달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사건 당사자인 유우성이 간첩이라는 것을 전해 듣고 국익을 위해서 했던 일"이라며 혐의사실을 모두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함께 기소된 국정원 대공수사국 소속 김모(48) 과장 측은 "김씨가 먼저 유씨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받아올 수 있다고 해서 추진했던 일"이라면서 책임을 모두 김씨에게 떠넘겼다.

abilityk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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