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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그랜저 디젤, 신형카니발 엔진 장착했더니…

'2.2 eVGT 엔진' 파사트 못지않은 가속력…미세한 진동 아쉬워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2014-07-03 03:09 송고
현대차 그랜저 디젤 © News1 류종은 기자


몹시 기다리던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디젤'은 폭스바겐의 '파사트' 못지않은 가속력이 돋보였다. 얼마전 출시한 '신형 카니발'과 똑같은 '2.2 eVGT' 엔진을 탑재하고 있었지만 디젤 세단 가운데 가장 조용했다. 다만 시트에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과 도심구간의 낮은 연비는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3일 그랜저 디젤 프리미엄 모델을 타고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인천 을왕리를 다녀오는 총 160km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코스는 국내 최초의 도심 서킷인 '송도 도심 서킷' 2.5km 구간을 포함했다. 송도 도심 서킷은 총 3번의 헤어핀(180도 회전)을 포함한 총 13번의 회전 구간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일상적인 주행 뿐만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서 그랜저 디젤의 성능을 잠깐이나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랜저 디젤' 외관은 2015년형 가솔린 모델과 비슷하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트렁크 문에 'HG300'. 'HG240' 대신 'eVGT' 뱃지가 달려있는 정도다. 전면부는 새로운 디자인의 앞범퍼를 장착해서 2014년형 모델보다 역동적인 모습이다. 안개등의 경우 5개의 LED로 바뀌면서 디자인과 시안성 모두 개선됐다. 뒷범퍼도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면서 안정감있는 디자인을 완성됐다.
현대차 그랜저 디젤 © News1 류종은 기자
인테리어도 전체적으로 큰 변화는 없다. 5세대 그랜저 모델의 인테리어는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기 때문이다. 다만 2015년형 모델의 경우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 버튼이 기능에 맞게 재배열됐다. 윗부분에는 8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하고 내비게이션, DMB, 라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을 모아놨다. 비상등 버튼은 붉은색 세모모양으로 만들어 시안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 아랫부분에는 에어컨, 히터 등 공조장치 조작 버튼이 배치됐다.

앞좌석에는 풍부한 수납공간이 제공됐다. 센터페시아 아랫부분에는 USB단자와 함께 휴대폰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기어박스에는 2구의 컵홀더가 있다. 센터콘솔도 500ml 물병 4개가 충분히 들어갈만한 크기였다.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는 차량에 걸맞은 구성이었다. 뒷좌석은 SM7, 알페온 등 경쟁차종보다 훨씬 넓었다. 성인 2명과 어린이 1명이 충분히 앉을 만한 크기였다.

운전석으로 돌아와 엔진스타트 버튼을 눌러서 시동을 걸었다. '우우웅'하는 디젤엔진 특유의 소리를 예상했는데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창문을 열어봐도 엔진음이 많이 들리지 않았다.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디젤 차량의 경우 실내에서는 조용하지만 밖에서는 엔진음이 크게 들린다. 하지만 그랜저 디젤의 경우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보닛을 열어보니 'CRDi 16V'라고 적힌 엔진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엔진음도 작지 않았다. 새삼 현대차가 그랜저 디젤의 소음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신형 카니발에도 장착된 2.2 eVGT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 등의 힘을 낸다.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룬 그랜저 디젤의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의 공인연비는 복합기준 13.8km/l다. 도심에서는 리터당 11.8km를 달릴 수 있지만, 고속주행시 17.3km/l의 높은 연료 효율성을 제공한다.
현대차 그랜저 디젤 © News1 류종은 기자
2.2 eVGT 엔진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44g/km로, 유로6 규제를 만족시켰다. 유로6규제란 유럽연합(EU)이 도입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단계로 대형경유차의 경우 질소산화물(NOx)을 EURO 5 단계(2.0kWh)의 5분의 1 수준인 0.4gkWh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와 차량을 출발해 송도 시내를 주행했다. 시속 40~60km의 속도로 주행할 때는 디젤 차량이라는 것을 인지하기 힘들 정도로 조용했다. 순간 연비도 13~14km/l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정차를 반복하자 평균연비가 7km/l 수준까지 떨어졌다.

확트인 도로에 접어들어서는 속도를 시속 80km까지 높여봤다. RPM(분당 엔진 회전수)이 1500을 넘어서자 발끝으로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이 미세하게 전해졌다. 액셀레이터에 좀 더 힘을 줘서 RPM을 2000까지 높였다.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은 여전히 크지 않았지만, 미세한 진동은 운전석 시트까지 올라왔다. 진동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소음만큼 진동에도 신경을 못쓴 점이 아쉬웠다.

송도 도심 서킷에서 접어들어서는 순간 가속력과 코너링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100~200m 거리의 짧은 직선 구간에서는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봤다. 45kg.m라는 높은 토크 덕분에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상당했다. 순식간에 시속 80km까지 올라갔다. 회전구간 앞에서는 속도를 최대한 줄여서 빠져나갔다. 다만 그랜저 디젤의 서스펜션은 부드러운 편이라서 쏠림 현상이 심했다. 브레이크도 디젤 엔진의 가속력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어서는 그랜저 디젤의 고속주행 성능을 시험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잘달렸다. 시속 100~120km의 속도에서는 엔진 진동 및 소음(NVH)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시속 150km 이상의 속도에서도 힘이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액셀레이터에 발을 올리기가 무섭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디젤 세단의 '표준'으로 알려진 폭스바겐이 중형세단 '파사트' 못지 않았다. 정숙성은 오히려 그랜저 디젤이 뛰어났다. 고속 연비는 15~18km/l 수준을 오갔다.
현대차 그랜저 디젤 주행 모습(현대차 제공)© News1 류종은 기자
을왕리로 향하는 직선도로에서는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서 시속 180km 이상의 속도로 달려봤다. 엔진은 힘이 남아 돌았고, 액셀레이터에 발을 얹고만 있어도 시속 210km까지 달릴 수 있었다. 다만 고속주행시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었다. 그랜저 디젤의 스티어링 휠은 가벼운 편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운전하기 쉽다. 하지만 고속 주행을 할 때는 가벼운 스티어링 휠을 좀더 주의해서 운전해야 했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나서 측정해본 최종 연비는 11.4km/l였다. 시속 150km 이상 초고속 주행을 길게 한 탓이다. 만약 시속 100~120km의 속도로 정속주행했다면 복합연비 기준으로 14km/l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랜저 디젤은 3000만원대 가격으로 가질 수 있는 디젤 패밀리 세단이다. 이는 폭스바겐 파사트(4140만원), 인피니티 Q50(4350만원) 등 비슷한 수입 디젤 차량보다 700만~9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말이다. 다만 미세한 진동, 브레이크 성능 등 아쉬운 부분은 저렴한 가격만큼 구매자가 감수해야 하는 기회비용이다. 그랜저 디젤의 시판 가격은 △모던 3254만원 △프리미엄 3494만원 등이다.


rje3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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