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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주사'까지 의사 남편…"예단비 안 돌려줘도 돼"

대법 "1년 이상 결혼생활, 혼인관계 존재…위자료 참작"
아파트 보증금·고급 스포츠카 등 결혼비용 모두 부인 부담
부인 7억여원 지출…남편·외도녀 5명 상대 위자료 청구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2014-06-24 02:59 송고 | 2014-06-24 07:49 최종수정

결혼 직후부터 바람을 피고 다른 여자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여주며 이혼을 종용해온 의사 남편에게 부인이 '예단비, 신혼여행비 등 결혼에 들어간 비용 수억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1년 이상 결혼생활을 했기 때문에 '혼인관계'가 실제 존재해 결혼비용을 돌려달라고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김모(33)씨가 남편 오모(35)씨와 오씨가 만나던 여성 5명을 상대로 낸 수억원대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고 24일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인 김씨는 지난 2009년 6월 결혼중개업체 소개로 모 대학병원 외과 전공의(레지던트) 오씨를 만나 이듬해 9월 결혼식을 올렸다.

김씨는 오씨와 결혼생활을 위해 서울 강남 소재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보증금 5억4000만원을 냈고 오씨의 부모에게 예단비로 현금 5000만원을 주기도 했다.

또 오씨의 대출금 7000만원을 대신 갚아줬고 1억여원 상당의 고급 스포츠카 '포르쉐 카이맨S'를 사주기도 했다.
김씨는 예식비, 스튜디오 촬영비, 폐백비 등으로 3704만여원을 지출했다. 신혼여행 경비 약 556만여원, 신혼집 인테리어 비용 551만여원 등 결혼 준비에 쓴 돈만 모두 7억여원에 이르렀다.

그런데 오씨는 결혼식을 올린 다음달부터 당직, 응급실 업무 등을 핑계로 수시로 다른 여성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외박을 일삼았다.

또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있는 술자리에 김씨를 불러내 모욕을 주거나 다른 여성들과 주고 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김씨에게 보여주며 이혼을 요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오씨는 만취하면 집안 옷장, 침대 등에 소변을 보고 음주운전을 하다 담벼락을 들이받아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결국 김씨는 지난 2012년 오씨를 상대로 위자료 2억원와 손해배상 및 결혼비용 보전 명목으로 2억700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다.

또 오씨가 만나던 간호사 박모(33)씨 등 여성 5명에게도 총 5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오씨와 김씨는 부부공동체로 의미있는 혼인생활을 했다고 볼 수 없다"며 예물·예단 등을 돌려주고 결혼 준비에 들어간 2억여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또 위자료 1억원의 지급 책임도 인정해 오씨뿐만 아니라 박씨 등 2명도 각 1000만원씩 부담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김씨와 오씨는 1년 넘게 부부로서 지내왔기 때문에 두 사람의 혼인이 사회적으로 부부공동체로서 공동생활을 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단기간에 해소됐다고 할 수 없다"며 원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이 오씨의 행위에 있지만 두 사람의 혼인생활을 부정할 만큼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결혼비용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결혼비용 회복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은 위자료의 액수를 정하면서 참작할 사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건 전체를 항소심 법원으로 돌려보낸다"고 덧붙였다.


hong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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