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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의 간을…" 보도방 등쳐 먹은 '신이글스파'

경찰, 관악·동작구 일대 갈취 일삼은 조폭 20명 검거
女도우미들 회식자리에 부르고 성접대 강요 후 폭행
1만원짜리 치약 선물 후 10만원짜리 한우세트 챙겨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4-06-24 02:59 송고
© News1


속칭 '보도방' 업주와 여성 도우미들을 폭행하고 상습적으로 금품을 상납받아온 폭력조직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보도방 업주, 여성 도우미 등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해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폭력조직 '신이글스파' 조직원 고모(44)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최모(42)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신이글스파'는 이글스파와 상도동파, 시흥동 산이슬파 등이 연합해 지난 1999년 만든 폭력조직으로 관악구와 동작구를 근거지로 하며 조직원은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 등은 지난 2011년 초부터 올해 2월까지 동작구 상도동과 관악구 신림동 일대 소규모 유흥업소와 보도방 업주, 여성 도우미 등 40여명을 상대로 폭행과 협박을 일삼으며 보호비 등 명목으로 총 3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불법으로 여성 도우미를 노래방 등에 공급하기 때문에 경찰에 피해신고가 어려운 보도방 업주와 여성 도우미들이었다.
고씨 등은 보도방 업주와 실장, 여성 도우미 등에게 "신림동 일대는 '신이글스파'가 장악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편하게 보도방을 운영하게 해주겠다"고 협박한 뒤 보호비 명목으로 4년 동안 2억2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보도방 여성 도우미들은 수십차례에 걸쳐 '신이글스파' 조직원들의 회식자리에 불려갔지만 접대비도 받지 못한 채 '2차 성접대'에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해야 했다.

여성 도우미들을 관리하는 보도방 실장 20여명은 도우미들이 보는 앞에서 쇠파이프로 수십차례 폭행 당하거나 고씨 등 '신이글스파' 조직원들의 가족 칠순잔치와 결혼, 돌, 개업 등 각종 경조사비 명목으로 지속적인 상납을 강요 당했다.

또 갈취 대상 보도방 실장들에게 1만원대 치약 선물세트를 돌린 뒤 "난 선물했다. 너희들은 안 주냐? 나도 명절 지내야지"라며 10만원대 고급 한우 갈비세트 등을 뜯어내는 수법도 동원했다.

향후 경찰이 수사에 나설 경우 일방적으로 상납을 강요한 것이 아닌 '선물교환'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해 처벌을 피할 목적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상도동과 신림동에 문을 여는 소규모 유흥업소에 돈을 투자한 뒤 업소가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하면 "투자금액을 상환하라"며 영업을 방해하는 식으로 다수의 건물주도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월세 300만원 상당의 건물에 월세 100만원 조건으로 2년 동안 입주해 임대료 차액 6000만원을 챙겼다.

헐값에 입주했는데도 월세 100만원도 매번 제대로 내지 않아 건물주가 밀린 월세 700만원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주점을 비워주는 조건으로 30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경찰은 '신이글스파' 조직원들이 관악구와 동작구에 위치한 50여개 소규모 유흥업소와 보도방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할 예정이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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