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23일(한국시간) 열린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도 침묵했다. 벨기에와의 3차전 기용을 두고 홍명보 감독의 머리가 아프게 됐다. © News1 (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뉴스1) 박정호 기자

홍명보호의 브라질 월드컵은 이제 1경기 남았다. 경우의 수들이 나오고 있으나 한국의 16강 진출은 쉽지 않다. 벨기에를 상대로 최소 2골 이상 넣고 이긴 뒤 러시아와 알제리전 결과를 지켜봐야한다. 상황에 따라 3골 혹은 4골차 대승이 필요할 수도 있다. 어렵다.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러시아와의 1차전이나 알제리와의 2차전 모두 만족할 수준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팬들과 전문가들은 모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2경기의 선발 라인업을 똑같이 짰다. 그런데 만족할만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으니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상할 것 없는 일이다.

가장 많은 화살이 쏟아지는 곳은 최전방 공격수 자리다. 박주영이 위치한 곳이다. 대회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박주영은 대회가 시작되자 더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지켜봤던 팬들은 실망감에 탄식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박주영은 후반 10분 이근호와 교체될 때까지 55분을 뛰며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패스 14개가 전부였다. 일부 전문가들이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해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는 ‘수비력’을 높이 샀으나, 다 수긍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23일(한국시간) 알제리와의 2차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분 더 뛰어 57분을 소화했다. 후반 12분 교체 아웃됐다. 이번에도 슈팅은 없었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 나라의 에이스 공격수가 2경기에서 단 1개의 슈팅조차 없었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 벨기에의 ‘괴물’ 루카쿠가 하필이면 똑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어 다소 위로(?)가 되지만, 이쯤이면 심각하다.

물론 러시아전에서도 박주영은 팀에 헌신했다. 많이 움직여주고 전방에서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또 다시 수비력으로 감싸기는 버겁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다른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김신욱은 ‘최전방 수비수’처럼 열심히 뛰었다. 최근 추세에 수비하지 않는 공격수도 없다. 박주영만 수비력으로 감싼다면 문제 있다.

이제 관심은 과연 벨기에와의 마지막 3차전에서도 박주영 카드를 선발로 쓰느냐의 여부다. 홍명보 감독의 고심이 많을 것이다. 박주영을 또 썼다가 같은 결과가 나오면 비난이 커질 것이 뻔하다. 그러나 다른 선수를 기용했을 때 좋은 효과가 나와도 괴롭다. 진퇴양란이다.

어느 쪽이든 선택은 내려야한다. 박주영과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쓰느냐 다른 선수들을 위한 기회로 제공하느냐. 가뜩이나 상황도 좋지 않은데 복잡한 고민을 해야하는 홍명보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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