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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정작 본선에서는 창의성 잃은 '새가슴' 일본

평가전과 다른 경기력으로 1무1패, 16강 불투명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6-19 23:52 송고
일본은 혼다(왼쪽)와 나가토모 등 넘치는 유럽파와 함께 월드컵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데 정작 본 무대에서는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 © AFPBBNews=News1

일본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가장 세련된 축구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정하기 싫으나 현실이다. 국내 축구 전문가들도 “한일 감정을 접고 바라본다면, 객관적으로 일본의 축구 수준이 한국을 앞서는 부분이 많다”는 대동소이한 견해를 전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 부임 후 일본은 안팎으로 더 단단해졌다는 평이다. 기본적으로 브라질 축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에 유럽 축구가 가미되면서 업그레이드됐다.

일본 국민들로부터 ‘자크 재팬’이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자케로니 감독의 일본대표팀은 2011년 아시안컵 우승, 2013년 동아시아대회 우승 등 상승세 속에서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했다. 대회 직전 분위기도 좋았다.

본선을 앞두고 일본은 A매치 5연승을 내달렸다. 지난해 말 강호 벨기에를 3-2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뉴질랜드(4-2), 키프로스(1-0), 코스타리카(3-1), 잠비아(4-3)까지 모두 제압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의 내용과 결과가 고무적이었다.
일본은 지난 7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템파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난타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오쿠보의 짜릿한 결승골로 최종 모의고사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먼저 2골을 내주고도 경기를 뒤집었다. 혼다, 가가와, 오쿠보 등 주축 공격수들이 모두 포인트를 올렸다는 것도 반가웠다. 잡은 토끼가 많다. 결과-내용-자신감까지 모두 챙겨서 브라질로 갔다.

혼다(AC밀란), 가가와(맨체스터유나이티드), 나가토모(인터밀란) 우치다(샬케) 오카자키(마인츠) 하세베(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들이 차고 넘친다. 큰물에서 내공을 키운 이들이 많아지면서 창의적인 패싱 게임이 가능하다는 게 ‘자크 재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어떤 팀과 만나도 주눅 들지 않은 플레이를 펼치며 월드컵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대회를 앞둔 평가전에서 계속해서 기복 없는 플레이를 이어갔으니 기대감은 점점 커졌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본선에 와서는 자신들의 장점이 사라졌다.

색깔이 흐려졌다. 패싱 게임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는 유효하다. 하지만 그 점유율이 그냥 공만 많이 가지고 있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는 게 문제다. 창의적인 플레이와 연결된 과감한 패스가 공격을 위해 뿌려져야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는데 그냥 공만 소유하는 것에서 그치고 있다.

때문에 결과물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코트디부아르와의 대회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 당했다. 전반에 혼다의 탈아시아급 결정력으로 선제골을 뽑아냈으나 후반 이후 지지부진한 플레이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후반 15분 드로그바가 투입되자 괜스레 겁을 먹으면서 발이 굳었고, 결국 후반 19분과 21분 거푸 2골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20일(한국시간) 그리스와의 2차전은 더더욱 아쉽다. 전반 37분 상대 미드필더 카추라니스가 퇴장을 당하면서 11대10으로 싸우는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당연히 일본이 유리했는데, 그 유리함을 살리지 못했다. 숱하게 공을 돌렸으나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의미 없는 점유율 속에서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일본의 마지막 상대는 콜롬비아다. 16강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부담 없던 경기에서 보여주던 일본의 강력함이 사라졌다. 정작 본 무대에 올라오니 죽 쑤고 있다. 무대 체질이 아닌 모양이다. 자케로니 감독은 조추첨 후 4강을 자신했는데, ‘새가슴’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성적은 요원하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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