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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살해후 신분 도용…日 흔든 '화차' 실사판 사건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4-05-28 11:36 송고

오카다(29)의 시신이 담긴 상자가 보관됐던 도쿄의 한 창고. © AFP=뉴스1

살해한 동창의 여권으로 국외로 빠져나간 여성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AFP통신이 일본 경찰 당국의 말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이 여성은 포장박스속에서 숨진채 발견된 간호사 라이카 오카다(29)와 초등학교 동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지난 22일 도쿄의 한 컨테이너 창고에서 수상한 소포가 발견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겉면에 '인형'이라고 쓰인 2m 길이의 소포 박스속에는 오카다의 손상된 사체가 들어 있었다. 희생자의 몸에는 10여군데 칼에 찔린 상흔이 있었으나 저항한 흔적이 없어 의식을 잃었거나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칼에 찔린 것으로 추정됐다. 오카다의 사체가 든 소포는 오사카에서부터 도쿄까지 장장 400㎞에 걸쳐 배달됐다.

소포 발신인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오사카에서 소포를 부친 발신인이 숨진 오카다 자신인 때문이다. 또 요금도 오카다의 신용카드로 결제됐다.

신분 도용을 염두에 둔 경찰은 오카다의 페이스북에서 결정적 단서를 찾았다. 그가 실종되기 직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10년간 만나지 못했던 오래된 친구를 만날 예정"이라고 써 있었다.

경찰은 소포가 발견된 창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사는 '오랜 친구'를 특정지울 수 있었다. 이 친구는 배달된 소포를 1달간 자신의 집에 보관하다 창고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범인은 이미 빠져나간후 였다. 일본계 브라질인으로 알려진 이 용의 여성은 오카다의 여권을 이용, 룸메이트인 중국여성과 함께 상하이로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신의 신분이 밝혀져 부담을 가진 용의자는 현재 자수해 중국 공안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일본 당국은 중국측과 범죄인 송환절차를 조만간 밟을 예정이라고 일본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엽기성외에도 지인을 죽여 신분을 도용하는 내용의 소설 '화차'와 유사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일본 열도를 경악케 하고 있다.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원작은 국내에서 영화화되기도 미스터리물의 걸작이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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