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차윤주 김유대 김영신 기자 =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안전 대책과 개발 이슈 공방으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몽준 새누리당,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장 후보는 26일 밤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상대 후보를 향한 날선 공방을 펼쳤다.
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모두 '안전'을 화두로 내세우며 상대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몽준 후보는 박원순 후보를 겨냥해 지하철 2호선 추돌 사고 문제를 거듭 부각하며 "역사상 초유의 지하철 사고도 문제지만, 지하철 공기질이 나쁜 것도 문제"라면서 "박 후보는 본인의 정치적 야심으로 시민 건강에 해를 끼친 것부터 우선 사과하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박 후보는 "지하철 안전에 대한 어떤 비판도 겸허하게 수용한다"면서 "그러나 서울시 전체 도시안전 예산이 6.9% 증가한 것은 사실이고, 지하철 공기질도 법령에 맞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태흥 후보는 지하철 2호선 추돌 사고 원인을 규제 완화로 지목하며 "전임 오세훈 시장이 사고를 키운 것"이라며 "이중 신호체계와 신호체계 외주화, 정비인력 감축 등 규제 완화가 사고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정몽준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용산개발 사업 등 개발 이슈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정몽준 후보는 용산개발 사업에 대한 비판 여론과 관련한 질문에 "용산 사업이 좌초한 이유는 사업을 추진했던 사람들의 문제"라면서 "용산개발은 서울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고,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인데 이 정도 우여곡절은 있을 수 있다. 주민의 뜻을 잘 받들어 (단계적으로) 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 후보는 "낡은 개발 시대와 결별해야 한다"면서 "토목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이라도 시민의 안전과 이익, 환경을 위해 무분별한 공약을 접을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맞불을 놓았다.
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개발과 복지의 상충 문제를 지적하며 정몽준 후보의 개발 공약 예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정몽준 후보는 "박 후보의 공약은 창의력과 상상력이 부족하다"면서 "저는 시장이 되면 50조원을 투자해 6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 가운데 45조원은 민간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정몽준 후보의 '반값 등록금'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저는 시장이 되자마자 반값 등록금을 전면 시행하고, 학생의 생활과 부모의 시름을 덜어드렸다"면서 "그런데 정 후보는 지난번에 놀라운 발언을 했다. 아직도 대학 등록금이 싸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다그쳤다.
이에 정 후보는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면서 "학생들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꼭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장학금을 늘리고 기숙사를 더 짓자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두고도 진실 공방이 펼쳐졌다.
정몽준 후보는 "아이들이 비싼 돈을 주고 농약을 먹은 것"이라고 박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박 후보는 "친환경 무상급식의 경우 어떤 경우에도 농약이 잔류된 식자재를 학교에 공급한 바가 없다"면서 "오히려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센터와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농약잔류 검사를 해서 전량 폐기한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정몽준 후보와 정태흥 후보는 안보관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몽준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정태흥 후보에게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정태흥 후보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새누리당이 친일 독재를 미화한 교과서를 채택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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