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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동난 정부비축미…우리쌀 막걸리 사라지나?

국순당 등 우리쌀을 수입쌀로 대체...막걸리가격 줄인상 조짐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 2014-05-23 07:30 송고 | 2014-05-23 07:35 최종수정


2014.4.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정부가 비축해놓은 쌀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막걸리 등 쌀가공업체들이 비상이 걸렸다. 특히 우리쌀로 막걸리를 빚던 업체들은 수입쌀로 대체하거나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박성기 막걸리협회장은 뉴스1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국내 판매되는 막걸리의 30%가 우리쌀로 만든 제품"이라며 "정부가 올해부터 저가쌀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에 우리쌀로 만든 막걸리의 비중은 3%로 뚝 떨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쌀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비축해둔 묵은쌀이 동이 났기 때문이다. 2009년 정부는 비축미를 소진하기 위해 막걸리업체들에게 시중보다 60% 싼 가격으로 쌀을 공급했다. 당시 정부는 비축미를 1kg당 355원에 막걸리업체에 공급했다. 1kg당 700원 하는 수입쌀보다 300원 가량 저렴했다. 덕분에 막걸리업체들은 때마침 불어닥친 웰빙 바람에 발맞춰 다양한 우리쌀 막걸리를 내놨다.

정부는 비축미를 막걸리업체뿐 아니라 쌀가공업체들에게 모두 싸게 공급했다. 이러다보니 비축미를 푼지 5년여만에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한때 140만톤에 육박했던 정부 비축미는 현재 72만톤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72만톤 가량을 늘 비축해두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정부는 올해부터 쌀가공업체들에게 비축미 공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저가로 쌀을 공급하던 정책은 2008년, 2009년 풍작으로 넘쳐나는 쌀을 감당할 수 없어 한시적으로 시행된 것"이라며 "기획재정부는 정부 비축미가 적정수준인 72만톤으로 떨어진 만큼 저가로 쌀을 지원하지 말라는 입장이어서 농식품부도 더이상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비축미 중단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막걸리업체들이다. 급한대로 시판되는 쌀로 막걸리를 빚고 있지만, 시판되는 쌀은 1kg당 2000원 수준으로 채산성이 전혀 맞지 않는다. 정부 비축미보다 5배나 비싸 '배보다 배꼽'이 큰 지경이 됐다. 국순당이 막걸리 가격을 최대 22%까지 인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막걸리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조짐이다.

문제는 막걸리 열풍이 꺼진 상태에서 가격까지 인상하면 판매가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정부 비축미로 만든 막걸리를 수입쌀 막걸리와 비슷한 가격인 1500원~2000원에 판매해왔다"며 "소비자들은 막걸리 가격이 3000원을 넘으면 사먹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막걸리업체들은 우리쌀을 수입쌀로 대체하는 검토하고 있다. 이미 국순당도 수입쌀로 대체하겠다고 밝혔고, 박 회장이 대표로 있는 '우리술'도 6월부터 30%만 우리쌀로 만들고 나머지는 수입쌀로 대체할 계획이다.


l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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