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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과 2015년, 12년 공백을 연결한 박은선

여자축구, 박은선과 함께 12년 만에 월드컵 행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5-17 20:59 송고 | 2014-05-17 22:38 최종수정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15년 캐나다 여자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세계 무대 복귀다. 박은선의 공이 컸다. © News1 이동원 기자


오랜만에 태극 마크를 다시 단 박은선이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백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을 뿐이다. 에이스로서 맏언니로서, 든든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17일 밤 열린 2014 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예선 2차전에서 태국을 4-0으로 이겼다. 지난 15일 미얀마와의 1차전에서 12-0 대승을 거뒀던 한국은 2연승으로 오는 19일 열리는 중국과의 3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내년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5 FIFA 여자 월드컵 본선 티켓도 확보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지역예선을 겸하고 있다. 5위까지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한국은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세계 무대로의 복귀다. 박은선의 공이 컸다.

박은선은 태국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전반 11분 터진 지소연의 첫 골도 도왔다. 한국이 기록한 4골에 모두 공헌했다. 그야말로 ‘원맨쇼’였다. 특히 2번째 골과 해트트릭을 완성시킨 마지막 골은 박은선이라는 공격수의 ‘레벨’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2-0으로 앞선 후반 2분, 박은선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와의 몸 싸움을 이겨낸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팀의 3번째 골을 만들었다. 축구에서 2-0과 3-0은 큰 차이다.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값진 득점이었다. 상대 골키퍼가 꼼짝 못할 정도로 슈팅의 방향과 강도가 일품이었다.

후반 39분에는 힘과 함께 부드러움까지 갖췄음을 입증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박은선은 조소현의 크로스를 오른발 끝으로 정확하게 멈춰 세운 뒤 골문 왼쪽 사각을 통과하는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파리 생제르맹의 우아한 스트라이커 즐라탄과 빗대 ‘박라탄’이라 불리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컨트롤이었다.

박은선은 미얀마와의 1차전에서도 2골을 터뜨렸다. 그때는 전반 45분만 뛰었다. 태국전 해트트릭을 합쳐 2경기 5골, 이번 대회에서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미얀마와 태국의 전력이 앞으로 상대할 국가들보다 떨어지기에 속단할 수 없으나 이런 페이스라면 득점왕도 노려볼 만하다.

박은선이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지난 2010년 4월 아시안컵 대비 소집 훈련 이후 4년 만이다. A매치 출전은 더 오래 전이다. 미얀마와의 경기 이전까지 박은선의 마지막 A매치는 2005년 8월 여자 동아시아 대회 일본전이었다. 10년 전 일이다. 공백이 무색케 했다.

박은선 덕분에 한국 여자축구는 2003년 미국 대회 이후 다시 월드컵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당시에도 박은선은 한국 여자축구의 중심이었다. 비록 3전 전패로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 했으나 ‘무서운 10대’ 박은선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1986년생 박은선은 어느덧 필드 플레이어 중 맏언니가 됐다. 에이스로서, 고참으로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 한층 성숙해져 돌아온 박은선과 함께 월드컵 무대로 돌아가는 한국 여자축구다. 12년의 짧지 않은 공백을 박은선이 다시 연결한 셈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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