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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탄광폭발 사망자 282명…4대 노조 총파업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4-05-15 13:08 송고
© AFP=뉴스1


터키 탄광 폭발 사고의 사망자가 280명을 넘어선 가운데 15일(현지시간) 4대 노조가 사태 책임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터키 공공노조연맹(KESK) 등 4대 노조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수백명의 근로자들은 최대 이윤을 남기려는 당국의 욕심으로 인해 잔인한 생산환경에 내몰렸을 때부터 이미 죽도록 내버려진 셈"이라며 "소마의 형제들을 위해 노동자들이 일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서부 마니사주 소마 탄광에서 일어난 폭발과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282명으로 집계됐다.

탄광 내부에도 다수가 매몰돼 있지만 정확한 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고립된 인부 수를 약 90명으로 추정했지만 현장의 구조요원들은 이보다 더 많은 수가 아직 지하에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탄광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어 구조에도 애를 먹고 있다. 광산 내 갱도 2곳에는 구조요원들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네르 일디스 에너지부 장관에 따르면 구조작업이 시작된 이래 지난 12시간 동안 생존자가 단 한 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전날 광산업체 소마코무르는 폭발 당시 탄광 안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787명 가운데 약 450명이 구조됐다고 밝혔지만 구조당국은 이에 의문을 제기했다.

생존자 구출에 동참한 의사 에르뎀 바킨은 "폭발이 일어난 변압기와 입구 사이에 있던 70~80명만 생존했다. 그 뒤에 위치했던 나머지 노동자들은 전부 죽었다"고 말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사고현장을 찾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이런 사고는 일어나기도 한다. 영국에서도 (탄광 사고로) 1862년 204명, 1864년 361명 등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언해 뭇매를 맞았다.

에르도안 총리는 격분한 유가족들의 항의에 결국 인근 가게로 대피해야 했다.

터키의 도심 곳곳에서도 대규모 항의시위가 일어났다.

수도 앙카라 시내 키질라이광장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 4000명을 해산했다. 이스탄불에서도 수천명이 모여 에르도안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항의했다.

사고 광산이 위치한 소마에서 약 100㎞ 떨어진 이즈미르에서는 2만여명에 이르는 반정부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시위대원 1명이 부상했다.

이번 사고는 1992년 북부 종굴다크 탄광 가스폭발 사고 당시 숨진 263명보다도 많은 사망자를 내면서 터키 역사상 최악의 탄광 사고로 기록됐다.

정부의 느슨한 규제와 지나친 민영화 정책이 이번 사고를 부른 원인으로 꼽히면서 에르도안 총리 정권의 책임론이 고조되고 있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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