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전세계 주요국 정부들은 내부의 부패를 막기 위해 고위직 정부 관리들의 연봉과 재산 등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해 재산은 전년보다 2억7000만원 늘어난 28억3000만원이었다. 자서전 판매에 따른 인세수입과 대통령 급여(1억9640만4000원)가 재산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2회계연도에 60만8611달러(약 6억3000만원)를 벌어들였다. 대통령 연봉 40만달러(약 4억1300만원)에 인세 수입이 더해졌다.

러시아도 고위 관리들에게 재산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에 연본으로 367만2000루블(약 1억500만원)을 수령했다. 한국과 미국 대통령보다 연봉이 적다.

푸틴 대통령은 총 자산에 대해서는 은행 계좌에 18만달러가 들어있고 러시아에서 생산된 차량 3대, 모스크바 소재 아파트, 모스크바 근교의 1만6000㎡ 토지 등이 있다고 밝혔다. 총자산은 50만달러(약 5억1600만원)가 조금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절대 권력을 수년 동안 휘두르면서도 재산에는 별 관심이 없는 소탈한 지도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의 숨겨진 재산은 최대 700억달러(약 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서방에서 추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재산은 미국이 이르면 28일에 푸틴 대통령의 측근을 대상으로 추가 제재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행정부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을 제재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재산을 어디 숨겼는지 알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치분석가 스타니슬라브 벨코프스키는 2012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재산은 러시아 3대 가스 및 석유 기업 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스 업체 가즈포롬에선 4.5%, 석유 업체 수르구트네프테가스에는 37%를 갖고 있으며, 석유거래 업체 군보르에서는 주요 주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코프스키는 "2007년에 재산이 400억달러에 달했다. 수치는 지금은 변했을 것이다. 나는 최대 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GB 요원 출신인 푸틴은 2000~2008년 처음으로 대통령을 지냈고 총리는 1999~2000년, 2008년~2012년 2차례를 지냈다. 부친은 소련 해군 장교였고 모친은 공장 노동자였다.

푸틴의 재산이 700억달러에 달한다면 그는 전세계에서 2위의 부자가 된다.

포브스에 따르면 전세계 1위 부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설립자 빌 게이츠로 재산은 771억달러이며, 2위는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으로 699억달러이다.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조차 652억달러로 푸틴보다 한 수 아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