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뉴스1) 성도현 기자 =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119로 최초 신고한 단원고 2학년 故 최덕하(18) 군의 마지막 가는 길이 27일 오전 비가 오는 가운데 유족들과 친지, 친구들의 눈물 속 배웅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7시쯤 안산 와동성당에서 진행된 장례미사는 400여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봉헌됐다. 집전은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인 김한철 신부(율리아노)가 맡았다.
미사가 계속되는 한 시간 동안 신도들은 엄숙하면서도 비통한 분위기 속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가며 최 군의 넋을 기렸다.
일부는 성당 중앙 제대 앞에 놓여 있는 최 군의 사진과 운구된 관을 보고 울음을 참지 못해 미사 도중에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김 신부는 강론에서 "위험한 사고 와중에서도 선장과 일부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태와 달리 의젓하게 용기를 내서 신고한 최 군 덕분에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며 최 군의 살신성인 정신을 높이 샀다.
이어 "우리가 인생의 꽃을 제대로 피우지도 못한 어린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 같아 고개를 들 수가 없고 미안할 뿐"이라며 "그럴수록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최 군이 고통과 괴로움, 슬픔, 죽음이 없는 천국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마음껏 뛰놀고 공부하며 영원한 생명을 누리길 바라면서 남아 있는 가족들도 서로 사랑하며 용기를 내 줄 것을 부탁했다.
장례미사가 끝난 후 최 군의 영정사진과 위패를 든 사촌 형 뒤로 관이 운구되자 30여명의 유족들과 교복을 입은 단원고 학생들이 그 뒤를 따르며 최 군을 배웅했다.
장례미사가 끝난 후 와동성당을 빠져나온 운구차량은 화장을 위해 수원연화장으로 향하기 전 마지막으로 모교인 단원고로 향했다.
운구차량이 학교 정문 앞을 지나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고개를 숙인채 눈물을 흘렀다. 학교 인근 주민들도 최 군이 모교를 떠나는 마지막 길을 함께 지켜봤다.
앞서 이날 오전6시 안산산재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최 군의 발인식에는 유족과 친지, 친구들이 곁을 지켰다.
한편 경기도와 안산시는 세월호 침몰 당시 최 군의 빠른 신고로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점을 기려 유족과 협의해 의사자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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