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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출관련 정보가 서울전파관리소에 넘어갔다고?

현대캐피탈, 일부 가입자에 "서울전파관리소에 신용정보 제공"
몇몇 가입자 문의에 서울전파관리소 측 "제공 요청한 적 없어"
양측 서로 다른 답변에 애꿎은 가입자만 '불안'

(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 2014-04-23 07:21 송고 | 2014-04-23 10:41 최종수정
네이버 블로그(ssjj1982). © News1

"[현대캐피탈] 000님의 정보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의거 아래 정보요구기관에 제공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정보요구기관을 통하여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보요구기관 : 서울전파관리소"

최근 일부 현대캐피탈 가입자들이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현대캐피탈은 이 문자메시지에서 서울전파관리소가 현대캐피탈 가입자들의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해와 해당 가입자의 대출관련 정보, 인적사항 등을 넘겨줬다고 밝혔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32조는 신용정보제공이용자가 대출, 보증에 관한 정보 등 개인신용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는 경우 제공 사실 및 이유 등을 해당 개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의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때에 '대출관련 정보'와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른 기관에 넘어갔다는 안내는 현대캐피탈 가입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현대캐피탈 가입자들은 서울전파관리소에서 현대캐피탈에 왜 대출 관련 정보를 요구한 것이며, 서울전파관리소란 낯선 기관은 어떠한 일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 했다.

하지만 문의를 위해 양쪽에 전화를 건 가입자들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현대캐피탈 측은 문자메시지 내용대로 서울전파관리소가 요청해 와 개인정보를 넘겼다고 안내한 반면 서울전파관리소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해당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한 블로거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서울전파관리소에 전화했더니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며 현대캐피탈에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블로거는 이어 "한참 후에 (앞서 문의전화를 걸었었던) 현대캐피탈에서 전화가 왔다. 문자메시지를 그대로 읽어주면서 서울전파관리사업소에서 현대캐피탈로 정보제공을 요구한 게 맞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블로거의 이 같은 글 아래에는 똑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다른 현대캐피탈 가입자들의 불만 댓글이 달렸다. 대출 관련 정보와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른 기관에 제공됐다는 사실도 불만이지만 문의를 위해 현대캐피탈과 서울전파관리소에 연락했더니 두 곳이 서로 다른 답을 내놔 불안감만 더 커졌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요청에 따라 개인정보를 넘겨줬다는 현대캐피탈과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서울전파관리소의 서로 다른 말 때문에 애꿎은 가입자들만 혼란을 겪게 된 셈이다.

현대캐피탈과 서울전파관리소에 확인한 결과 일부 현대캐피탈 가입자들의 개인정보가 서울전파관리소에 제공된 건 사실이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23일 "현대캐피탈에서 가입자들에게 전송한 안내 메시지 등 문자메시지를 일부 고객들이 스팸메시지로 신고했다"며 "이에 서울전파관리소에서 현대캐피탈에 해명을 요구하며 문자메시지 수신자가 현대캐피탈 가입자가 맞는지 일부 가입자들의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입자 수백명의 이름, 연락처, 대출 일자 등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서울전파관리소에 제공했고 이 사실을 법에 따라 문자메시지로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캐피탈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불법스팸 메시지와 관련해 서울전파관리소의 요청이 오면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서울전파관리소는 혼신전파 탐지 및 전파감시, 국제전파 감시, 주파수 이용현황 조사, 무선국 허가·검사 및 전파사용료 징수 등의 업무와 더불어 불법스팸 단속 및 개인정보 침해사고를 맡아 처리한다.

현대캐피탈 가입자들이 받은 문자메시지에는 서울전파관리소 전화번호가 나와있다. 이는 불법스팸행정처분 담당자 전화번호다.

서울전파관리소 관계자는 2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휴대폰 사용자들이 인터넷진흥원에 스팸메시지를 신고하면 진흥원에서 1차 조사를 거친 뒤 서울전파관리소에서 행정처리를 맡는다"며 "현대캐피탈 측에 스팸메시지 신고자들이 메시지 수신에 동의한 현대캐피탈 가입자가 맞는지 소명을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문의전화가 걸려와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전화번호는 가입자들의 문의를 받는 전화번호가 아니다. 현대캐피탈 측이 가입자들에게 보낸 안내메시지에 일방적으로 기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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