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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급회전 미스터리..."사고해역 우럭잡이 어선 피하려다?"

[세월호 침몰]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2014-04-19 22:22 송고 | 2014-04-21 02:54 최종수정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SEWOL)가 침몰했다. 하지만 사고 4일째인 19일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사진=박준배 기자© News1
세월호가 침몰 직전 급히 속도를 줄이며 급회전한 것은 항해 방향을 바꾸기 위한 ‘변침’때문이 아니라 인근 어장에서 조업중이던 어선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월호 침몰지점인 병풍도와 맹골도 인근은 4월 붕장어 우럭의 성어기로 평균 50~80척의 어선이 조업하고 있었으며 사고 직전 시간에도 근처에서 조업하는 어선을 봤다는 증언도 있다.

당시 맹골수도 인근인 동거차도에서 조업을 한 어민 A씨는 1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병풍도 인근을 지나가다가 2척의 통발어선이 있는 것을 봤다”며“한 척은 그곳에서 조업 중이었고, 다른 어선은 다른 어장으로 옮겨가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어민 B씨는 “이 시기(4월)에는 병풍도 남서쪽 5마일(약 10km)떨어진 곳에서 7톤급의 소형안강망(물의 흐름을 이용해 그물로 고기를 잡는 어법) 어선들이 30척 이상 조업을 한다” 며 “고기를 많이 잡은 어선은 오전·오후 시간에 관계없이 수시로 인근 항구로 드나든다”고 말했다.

그는 “완도를 비롯해 고흥반도, 추자도, 멀리서는 경상도에서까지 어선들이 고기를 잡기위해 몰려온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당시 선박모니터링 시스템인 AIS(선박자동식별장치)시스템에는 10마일(약 18km) 이내에 37척의 선박이 있었으며, 이는 AIS장치를 부착된 배만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 부착 선박이 더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는 특히 침몰 사고 직전 완만한 방향 전환인 ‘변침’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급격히 속도를 줄이며 급회전했다.

세월호의 당시 항적도를 보면 오전 8시 50분 진행하는 방향은 145.8도, 속력은 17.1노트이다가 1분후인 8시 51분에 갑자기 오른쪽으로 급회전해 78.3도를 돌았고 속력은 11.7노트로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1분 만에 갑자기 속도를 크게 줄이는 것은 갑자기 위험물체를 발견했거나 엔진 등 설비가 고장났을 경우인데 세월호의 엔진이 고장났다는 징후는 없다는 지적이다.

세월호가 침몰 지점에서 변침을 시도하다가 '빠른 조류'에 밀려 침몰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침몰지점의 조류는 배의 방향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하지 않았다.

국립해양조사원의 자료에 의하면 세월호가 급회전을 시작한 16일 오전 8시 48분경에는 조류의 흐름이 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원 관계자는 "조사원 자료는 예측자료이므로 약간의 차이는 날수 있다"며 "사고 당일 오전 8시경이 물의흐름이 없는 정조 시간이고 9시경에는 물의 흐름이 북쪽으로 바뀌는 때라 0.7k’t 정도로 약하게 흐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원의 프로그램에 나타난다"고 말해 일부에서 일고 있는 강한 조류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고 당일 오전 9시 조류예측도. 사고 지점 조류는 당시 39cm/s(약 0.7k’t)로 물의흐름이 빠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있다/자료=국립해양조사원© News1
그동안 알려진 바와 같이 ‘사고지점이 변침점이었다’는 것도 의문이다.

한 항해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섬 주위에서 변침을 할 때는 섬 인근을 완전히 벗어나 안전하게 변침한다”며 “만약 변침점이라고 해도 전타(키를 35도 사용)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급선회의 원인 중 하나가 조타실에 있었던 항해사와 조타수가 견시업무(앞을 보면서 장애물 여부를 확인하는 것)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가 급히 확인하고 급선회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소형 어선 한 두 척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보지 못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월호와 같은 대형 선박은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전타를 쓰게 되면 회전력에 의해 선박이 급격히 기울어지며, 그럴 경우 무게중심이 한 쪽으로 쏠려 조종력을 상실하게 되며 아무리 반대로 타를 돌려도 돌아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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