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이윤희 기자 = 일부 교사들은 낮과 밤 구분 없이 강행되는 감사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명퇴 신청자까지 속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안양 귀인초등학교 교사들은 뉴스1과 만나 경기도교육청의 영문도 모르는 감사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고충을 겪고 있는가하면 신학기 학교 교육과정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교사들은 이날 지난달 6일부터 현재까지 경기도교육청의 무작위 감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교사들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장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학교 내에 감사실을 차려놓고 학교회계와 연수, 교육과정 등 총 20여개 학교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 중이며, 감사실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교직원만 교장을 포함해 무려 12명에 달한다.
교사들은 감사기간 답변 자료로 제출한 자료만 무려 A4용지 1만여 장에 달했다고 전해왔다.
심지어 한 교사는 감사관이 밤늦은 시간에 “전화통화 가능하냐”, “내가 전화를 걸어도 되겠냐” 등의 문자를 보내 겁에 질리는 등 조사를 받는 게 두려워 출근하기를 두려워했다고 교사들은 전했다.
교사들은 감사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학교 교육에 필요한 교재연구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병가에 조퇴를 신청하는 교사가 점점 느는가 하면 어떤 교사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사는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감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감사는 없다”며 “이 때문에 과거 학교의 명성은 온데 간데 없고 학교분위기는 완전 엉망이 돼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교사는 “감사 자료를 준비하느라 새벽 1시가 넘어서 퇴근한 적도 있었다”며 “정신과 치료를 위해 병원에 예약까지 한 상태”라고 말했다.
행복한 학교만들기 운동본부 홍성구 대표는 “사교육없는 학교로 유명세를 탄 학교가 하루아침에 엉망이 돼 버렸다는 데 화가 난다”며 “교사들은 학교교육에 대한 의욕을 잃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이유의 감사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모든 피해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 조사담당관은 이에 대해 “민원사항이 발생해 감사를 벌인 것이다. 학교운영 전반에 대한 운영현황을 전체적으로 보기 위한 것이지 무리한 감사를 한 적은 없다”면서 “밤 늦은 시간에 문자를 보냈다는 교사들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귀인초가 도교육청에 제출한 감사자료 항목은 학부모 아카데미 연수건, 학부모 봉사단체 조직건, 2012~2014년 도서구입건, 2012~2014년 학년업무 배정건, 국제교류, 자기주도학습센터 운영건, 방과후학교 계약, 방과후 운영건, 길림성 국외교류건, 방과후 강좌수, 송암연수건, 문화유산 연수, 계약제교원 현황, 2012년 교사워크숍, 2012~2013 학교회계, 0교시 교육비 예산, 도서선정위원회 회의록, 2012~2013년 체험학습 일체, 아이스터디 방 등 총 20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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