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전교조 저격수 조전혁(54) 전 의원에 이어 이재정(70) 전 통일부 장관이 경기도교육감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선거구도가 좌우이념대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출마선언을 통해 '김상곤 전 교육감 교육이념 계승'과 '무너진 경기교육 균형회복'으로 맞서 좌우 이념 대결 논쟁에 불을 지핀 상태다.
이들의 출마선언으로 교육감선거의 판이 커지면서 선거승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김문수 전 지사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경기도지사 선거에도 영향을 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교육 '계승-저지' 충돌
먼저 조전혁 전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조 전 의원은 19일 경기도교육청에서 가진 교육감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전국 최하위다"며 "이런 경기도의 참담한 교육성과는 교육정책이 검증되지 않은 일부 편향된 교육집단의 이념도구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며 김상곤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성토했다.
조 전의원은 "보편적 무상급식의 성과도 일반학교의 행·재정적 희생위에서 얻어진 것이며, 학생인권조례는 교육의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며 교육이념논쟁에 불을 지폈다.
조 전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진보진영 대항마로 거론된 이 재정 전 장관에 대해 "진보가 아닌 좌파"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조 전 의원은 교육감이 되면 "잘못된 경기교육의 균형을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추진했던 '진보교육'을 '보수교육'으로 되돌리겠다는 선언으로 분석된다.
진보단체로부터 출마권유를 받고 고민을 거듭해온 이 재정 전 통일부장관도 24일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극단적인 성향의 여권인사가 출마해 친일 역사교과서 문제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며 "고심끝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단적인 성향의 인사는 조 전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진보교육을 보수교육으로 되돌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로써 경기교육감 선거가 좌우 이념선거로 전환점을 맞게 됐다.
◇경기교육감 선거 향방은
양 후보의 출마선언으로 경기교육감 선거구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 후보 모두 보수, 진보 단체의 권유로 출마에 나서 경기교육감선거가 보수, 진보진영의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양 후보는 선거가 본격화되면 이들 단체의 집중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선거승패에 영향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양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자 보수,진보 진영 출마예비후보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보수진영 예비후보자들은 반발강도가 더 셌다.
권진수(62), 박용우(48), 김창영(45), 김광래(65), 석호현(53), 최준영(62), 강관희(65) 등 보수성향 7명의 예비후보는 24일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 후보를 '정치교육감후보'라며 맹비난했다.
이들은 조 전 의원에 대해 "적과 동지도 구별하지 못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이라며 "도교육감 후보가 되겠다는 망상을 접고 제자리로 돌아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진영의 이재삼(54), 최창의(53), 권오일(52) 등 예비후보도 이 전 장관의 출마에 반발했지만 결국 '2014 행복한 경기교육희망연대'의 중재로 이 전 장관을 포함해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진보진영은 다음달 18~19일 여론조사결과와 20일 시민추진회원 투표를 합산해 21일 단일후보를 결정한다.
단일화투표는 기존 후보와 이 전 장관간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 전 장관이 단일후보로 선출되면 경기교육감 선거는 좌우 이념선거로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진영의 경우, 조 전의원과 보수 후보간 단일화가능성이 낮아 이 전 장관과 조 전 의원간 좌우 이념대결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다만 진보진영에서 기존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되면 선거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경기교육감, 경기지사선거에 영향?
경기교육감선거가 좌우 이념대결의 장으로 바뀜으로써 경기지사선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모두 경기지사선거와 경기교육감선거 공약을 연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고공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의 경우, 경기교육감 후보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연대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단일 후보가 결정되면 자연스럽게 교육감 단일후보와 공약 등을 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양 선거 후보 모두 같은 배를 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교육감 선거의 좌우대결 불똥이 지사선거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 전 장관과 조 전 의원의 가세로 경기교육감 선거가 한층 흥미로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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