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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몸통은 삼성SDI로 흡수, 사명은 에버랜드로 흡수?

1954년 국내 첫 섬유전문회사로 설립...7월1일 삼성SDI로 조직흡수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2014-03-31 01:16 송고 | 2014-03-31 06:33 최종수정
제일모직 의왕 R&D 센터.© News1

삼성SDI는 31일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모태이자 60년동안 쓰였던 '제일모직'이라는 회사이름은 에버랜드에서 그대로 쓰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제일모직은 1954년 9월 '제일모직공업주식회사'란 이름 아래 직물사업으로 출발했다. 의류가 부족하던 시대 상황에 맞춰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설립한 국내 첫 섬유전문회사다.

당시 양복 1벌 값이 3개월치 월급을 넘길 만큼 국내 섬유산업은 황무지였다. 이 회장은 수입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모직을 국산화하기 위해 1955년 소모공장을 시작으로 방모, 염색, 가공 등 공장을 잇달아 준공하며 본격 생산에 나섰다.

1965년에는 국내 최초로 울마크 사용권을 획득했으며 1976년 '제일모직'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1980년대에는 신사복 '갤럭시'를 수출하는 등 패션사업에도 영역을 넓히면서 종합 섬유기업으로 입지를 넓혀갔다.

하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케이칼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에는 한국거래소(당시 증권거래소) 업종을 섬유업종에서 화학업종으로 변경했다. 이후 전자재료 사업에도 차례로 진출했다. 직물에서 출발해 패션, 합성수지, 전자재료 사업까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지속적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패션사업부를 아예 떼어내면서 '모직' 사업을 삼성에버랜드로 넘겼다. 최근 사장단 인사에서 제일모직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남성 사장 또한 삼성반도체에 입사해 직전까지 삼성전자 LED사업부장(부사장)을 맡은 바 있다. 제일모직에 전자 및 소재 전문 기업의 특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패션사업부를 이관하면서 '제일모직' 사명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의 모태라는 '제일모직'이 갖는 상징성과 직원들의 애착 등을 감안해 사명 변경은 없던 것으로 했다.

최근 제일모직은 전자와 소재 부문을 육성하기 위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소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삼성SDI로 흡수되면서 제일모직의 합성수지 등 기술이 기존의 전자·IT 시장 위주에서 자동차용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 News1 류수정

이번 합병으로 시가총액 10조원, 자산규모 15조원의 거대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글로벌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이 목표다. 조남성 제일모직 사장은 "이번 합병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핵심경쟁력을 통합해 초일류 에너지·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오는 5월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제일모직이 패션사업부를 에버랜드로 양도할 당시 제일모직이 상호를 더이상 쓰지 않을 경우에 상표권을 에버랜드로 넘긴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이 삼성SDI로 흡수합병되면서 '제일모직'에 대한 상표권은 에버랜드로 넘어가는 상황이고, 에버랜드는 제일모직 상표권을 브랜드 상호를 사용할지 사명으로 사용할지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kmae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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