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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터치]시위할 땐 술판 벌이고 불내도 괜찮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 밤샘 시위에 술판 벌여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등불 날려 화재 위험도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03-30 06:59 송고 | 2014-10-24 18:55 최종수정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들은 지난 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대에서 100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News1 최명용 기자

"시위할 땐 술판 벌이고 불을 질러도 되는건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원들이 시위를 벌이며 무질서한 행태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안전을 무시하고 현행법을 위반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인근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일탈행동까지 벌여 지나쳤다는 내부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원들은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였다. 노조원들은 약 1000여명이 모여 A/S 수리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자신들과 상관없는 정치 구호나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비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들이 밤샘 술판을 벌인뒤 버린 쓰레기 더미들. 곳곳에 술병과 스티로폼 등이 방치돼 있다.© News1


시위는 밤을 지새며 진행됐다. 밤샘 시위를 하면서 스피커를 통해 고성을 지르고 노래를 불렀다. 삼성 직원들은 모두 퇴근했지만 인근 주민들은 밤새 소음에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술판도 벌였다. 소주 막걸리 맥주 병이 곳곳에 버려졌다. 술을 먹다 지치면 그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노숙 투쟁이라곤 했지만 술판 시위였다.

시위가 끝난 이튿날 새벽엔 소주와 막걸리, 맥주 병이 다수 발견됐다. 종이 박스에 막걸리 병이 가득 들어차 버려졌다. 잠자리를 위해 가져온 스티로폼 자리는 모두 쓰레기가 됐다. 쓰레기 더미가 산처럼 쌓였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원들이 밤샘 시위를 벌인 뒤 쓰레기를 버리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쓰레기는 서초구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치웠다. © News1

 
시위대가 남긴 쓰레기는 또 다른 노동자들이 치웠다. 서초구청 환경미화원과 삼성 직원들은 토요일 새벽부터 나와 쓰레기를 치웠다.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들을 시위대는 멀뚱멀뚱 쳐다만 봤다. 시위하는 노동자와 쓰레기 치우는 노동자는 달랐다.

시위가 벌어진 곳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건물 사이다. 이 지역은 삼성이 자체로 정한 금연구역이다. 삼성전자 빌딩 1층 로비 한켠에 삼성어린이집이 있다. 어린이집 인근 10m 이내엔 흡연이 법으로 금지된다. 시위대가 있던 곳은 10m 거리 밖이긴 하지만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금연이 필요한 곳이다.

시위대는 담배도 연신 피워댔다. 쓰레기 더미 속에 수많은 담배꽁초들이 발견됐다. 퇴근 후 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들을 데려가는 부모들은 공포 속에 집으로 향했다.

밤샘 시위에선 일탈행동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시위 현장을 지나가는 행인을 희롱하거나 여성을 추행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지나가는 여성 행인들을 희롱하는 발언도 많았다

심각한 화재 위험도 있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들은 시위를 벌이다 등불을 만들어 띄웠다. 종이 봉투에 자신들의 요구를 쓴 뒤 봉투 밑에 불을 지펴 하늘 위로 날렸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원들이 밤샘 시위를 벌인 뒤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버렸다. 서초구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이를 치우느라 새벽부터 땀을 흘렸다. © News1

삼성전자 서초 사옥 인근엔 동아타워, 우성아파트 등 주거지역이 다수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엔 서운중학교도 있다. 시위 지역 인근엔 수많은 상가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자칫 등불이 전기줄이나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면 대형 화재 사고로 이어질만한 위험천만한 일이다.

경찰은 불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며 불법이므로 이를 중지할 것을 여러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이같은 요구를 묵살하며 등불 날리기 행사를 강행했다. 통상 등불날리기는 바닷가나 강가 등 화재 위험이 없는 곳에서 한다. 시위대에겐 인근 주민의 안전은 안중에 없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원들이 밤샘 시위를 벌이며 등불을 날렸다. 등불은 인근 아파트와 상가동에 화재 위험을 야기했다.© News1

금속노조는 자체 강령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금속노조 홈페이지 주요 강령엔 '모성보호와 여성노동자의 조직화,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다', '환경파괴를 방지하고 환경 친화적 사회발전을 위해 투쟁한다'고 써 놨다.

밤샘 시위를 하며 여성을 희롱하고 쓰레기 더미를 방치하는 시위 행태에서 얼마나 여성을 보호하고 환경을 생각했는지 의문이다.

급기야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집회에 참가한 한 노조원은 SNS를 통해 "늦은 시각 시작된 막걸리파티는 앞에서 무슨 소릴 하는지도 잘 모를 지경에 이르렀고, 많은 사람이 모여 술마시는 모습과 노래하는 모습 그리고 소주병이 한가득한 모습을 보며 개인적으로 왜 노숙투쟁은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며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행동, 모습들은 삼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금속노조 홈페이지 화면 캡쳐. 여성과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강령이 씌여있다.© News1



xpe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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