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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기 통신장치 차단후 "굿 나이트" 최후 무선

말레이시아 여객기 370편 실종 사건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4-03-17 06:11 송고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조종실 통신장치가 차단된 후 관제탑에 최후 무선을 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종사들에 대한 의혹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 겸 교통장관 대행은 16일(현지시간) 실종 여객기의 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이 수동으로 꺼진 뒤 조종실에서 관제탑에 "알았다. 굿 나이트(All right, good night)"이라는 무선이 전달됐다고 확인했다.
앞서 실종 여객기로부터 전송된 마지막 무선이 이같다는 사실은 이미 언론에서도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점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ACARS가 꺼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객기의 위치나 고도를 지상 관제탑에 전달하는 트랜스폰더(무선응답기)가 꺼진 것은 그로부터 14분 뒤였다.
뉴욕타임스 등은 교신 장치가 꺼진 후에도 '굿 나이트'라고 무선을 보낸 것으로 보아 조종사에 의한 납치설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다.

실종 여객기가 지상 관제탑과의 마지막 교신 이후 서쪽으로 항로를 변경해 중앙아시아 또는 인도양으로 비행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색에 동참한 나라가 종전 14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대됐다.

이들 국가는 태국 북부에서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어지는 항로와 인도네시아에서 인도양 남부 해역까지 이르는 항로 등 2개 항로에 걸쳐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후세인 장관은 "11개 국가에 걸친 지역과 외딴 해역을 집중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실종 여객기가 의도적으로 항로를 변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객기를 조종한 자하리 아흐마드 샤 기장과 파리크 압둘 하미드 부기장의 자택을 수색했다.

조종사들의 지인이나 동료들은 하나같이 이들이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증언했지만 수사 당국은 자하리 기장이 말레이시아 야권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이브라힘이 이끄는 인민정의당 회원이라는 점을 들어 사건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자하리의 자택에서 발견된 모의 비행장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항공 전문가들은 조종사들이 집에 이런 장치를 보유하고 있는 게 특이한 일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후세인 장관은 아울러 두 조종사가 함께 운항하게 해달라고 따로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둘이 함께 납치를 모의했을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당국은 기장과 부기장 외에 승객 가운데 누군가 조종사들에게 압력을 가했거나 조종간을 점거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탑승객과 승무원 외에도 이륙 전 여객기를 점검했던 엔지니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건 발생 열흘이 되도록 수사에 진척이 없자 말레이시아 정부의 대응을 또 한 차례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7일자 사설에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내놓은 모순되고 단편적인 정보들 때문에 수색에 더 애를 먹고 있으며 사건 자체도 갈수록 미심쩍어진다"면서 "알면서도 공유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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