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한 일이 없는 시장'이라고 자신을 공격하는데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이날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나와 전날 정 의원이 언론인터뷰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식을 하는데 오세훈 전 시장이 해놓았으니 (박 시장은)가서 테이프 커팅이라도 하고 폼을 잡는데 나는 박 시장이 해놓은 것이 없어 (시장이 되면 노들) 텃밭에서 일만 하게 생겼다"고 말한데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박 시장은 "그런 말씀을 하시면 자기 품격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도전자 입장이시니 비판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임기 중 '브랜드를 갖고 억지로 자기 성과를 만들지는 않겠다. 서울시민들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들을 제대로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많은 시장들이 짧은 자기 임기 중에 뭔가를 하려고 전시행정을 하다 비판받았다. 전시성 토건사업으로 서울시와 나라가 기우뚱했다"며 "이제 그런 것은 끝난 시대가 됐고 시민들의 삶의 질이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취임 후 채무 3조2500억원 감축, 공공임대주택 8만호 건설,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를 통한 재정효과 3조2000억원, 복지예산 32% 확대 등 임기 중 성과를 열거하며 "(시장이) 자기 브랜드가 아니고 시민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재추진 의사를 밝힌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대해선 "지난 7년동안 오세훈 시장님은 그것을 안하려고 했냐"며 "그게 다 무너졌다. 제가 그것 수습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시면 그런 말씀을 못할 것"이라고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시장은 "서울은 그런 것을 안해도 얼마든지 세계 1위로 우뚝 서는 도시가 될 수 있다"며 "한양도성을 잘 정리해서 내년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고 한다. 그러면 관광객을 끌어오고 그 인근 마을들이 다 살아난다. 이런 좋은 일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박원순표 경전철이 국토교통부에 퇴짜를 맞았다"고 주장한데 대해선 "사실을 잘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이다. 아주 큰 사업이라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단계인데 그것을 '퇴짜놨다'고 표현하셨다"며 "우리나라 정치를 국민들이 불신하는 이유는 긍정적이고 서로 좋은 논쟁을 해야 하는데 저렇게 일방적으로 비판을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버스완전공영제를 통한 무상 대중교통'을 공약으로 내건데 대해선 "서울시의 경우 지하철 요금이 낮은 편이고 버스,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한 스마트카드로 다 되고 있다"며 "사실 무상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효율적이고 전세계가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상 버스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검토해 봐야 한다. 다만 "우리가 복지국가로 가야하지만 이런 보편적 복지는 지방정부가 할 게 아니고 재정이 상대적으로 든든한 중앙정부가 해야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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