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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선교사 北억류…제2의 케네스 배 사건되나

억류 장기화하며, 남북 협상 지렛대 활용할듯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4-02-27 07:32 송고
지난해 10월부터 북한에 체포돼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씨가 27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인은 반국가 범죄 혐의로 북한에 억류됐다"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죄한다"고 말했다. 개신교(침례교) 선교사인 김정욱 씨는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으며 성경과 교리 교육용 영상 등 종교 관련 자료를 가지고 평양으로 가려다 체포됐다고 말했다. (YTN 화면) 2014.2.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북한이 27일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씨의 석방문제를 남북 간 협상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최근까지 1년 넘게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를 억류하며 북미대화 재개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어 김씨 억류문제가 '제2의 케네스 배'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은 일단 김씨가 북한에 억류돼 있다는 주장이 사실일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11월 북한이 남조선 첩자를 체포했다고 주장했을 당시 해당 인물이 김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국 내 일각에선 김씨의 방북 경위에 대해 북측이 김씨에게 인도적 대북지원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을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북한의 속임수에 월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결국 김씨 억류문제를 남북 간 대화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다.

김씨는 이날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국가행위 혐의를 인정하고 북측의 선처를 호소했다.

이는 최근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 이후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되는 분위기에서 김씨 석방 문제를 사실상 남북 간 대화 테이블에 올린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다만 북한이 곧 제기할 것으로 보이는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비롯해 5·24조치 해제 등 남북 간 주요 현안에 대한 협상에서 김씨 문제를 직접 언급할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이미 김씨가 자신의 죄를 인정한 이상 김씨 석방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김씨 석방문제를 식량과 비료 등 대북인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에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동시에 금강산관광과 5·24조치 해제 문제에 대한 남측의 통큰 결단을 끌어내려는 압박용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김씨를 석방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남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에 대해서도 케네스 배 문제에 관심을 더 보이라는 간접적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돈을 받았고 그들의 지시를 따랐으며 북한 사람들의 스파이 활동을 주선했다"고 밝히고 있는 데 대해 국정원 측은 "북한의 날조된 사기극"이라며 부인했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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