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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이산가족, 또 기약없는 작별...상봉행사 종료

3년 4개월여만에 재개된 설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 마무리
상봉 정례화·추가 상봉 논의 여부 주목

(금강산공동취재단=뉴스1) 서재준 기자 | 2014-02-25 03:07 송고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 셋째날인 25일 오전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행사에서 남측의 딸 남궁봉자씨가 북측의 아버지 남궁렬(86)씨를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4.2.25/뉴스1 © News1 (금강산=뉴스1)사진공동취재단


3년 4개월여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5일 2차 상봉단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양측 가족들은 이날 오전 9시 금강산 호텔에 모여 한시간여의 짧은 만남을 갖고 기약 없는 이별을 했다.

작별상봉을 위해 모인 양측 가족들은 불과 이틀전의 상봉의 환희가 언제였냐는 듯 침통한 얼굴로 서로를 끌어안고 어루만졌다.

북측 리현우씨(83)의 남측 여동생 정우씨는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우리 오빠 또 언제보냐", "계속 눈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상봉의 유일한 부녀상봉을 한 우리측 남궁봉자씨(61)는 아버지 남궁렬씨(87)의 틀니 접착제를 챙기며 "이제 한시간만 있으면…"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 역시 "조금만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걸, 내가 네 엄마를 기다렸는데…"라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북측 최고령자 중 한명인 박종성씨(88)의 남측 여동생 박종순씨는 오빠에게 핫팩을 챙겨주며 거듭 가족들의 안부와 부모님의 생신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이윽고 작별상봉이 종료되고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종성씨는 버스 차장 밖으로 동생들의 손을 잡고 "건강하면 다시 만난다,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순씨는 "오빠, 우리 오빠, 이제 오빠 없이 어떻게 살지"를 반복하며 오열했다.

25일 북한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2014 설 계기 2차 이산가족상봉 작별상봉에서 상봉단이 꼭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다./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윤동주 기자 © News1 (금강산=뉴스1)사진공동취재단


북측 동생 조원제씨(83)와 헤어져야 하는 우리측 최고령자 이오순씨(96)도 "이제 나 어떻게 하냐"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북측 김화인씨(85)의 남측 동생 김두인씨(78)는 살아생전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을 직감한 듯 차창 너머로 나온 형의 손을 잡고 "이제 마지막이다, 울지말고 헤어지자"며 "하늘에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고 말했다.

가족들은 작별상봉이 진행되는 상봉장 곳곳에서 노래를 부르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려 애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우리측 가족은 버스로 걸어나가는 북측 상봉단의 뒷모습을 보며 "진짜 잘못된거다, 이게 무슨 짓이냐"고 울부짖기도 했다.

북측 보장성원들도 1차 상봉때와 마찬가지로 버스에 오른 가족을 찾는 우리측 가족들을 안내해주며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북측 적십자 관계자는 붉어진 눈으로 우리 취재진에게 "눈물이 안나면 조선 사람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윽고 북측 상봉단이 탄 버스가 금강산 호텔을 떠났고 떠난 자리에는 기약없는 이별을 속절없이 받아들여야하는 양측 가족들의 눈물만이 남았다.

2014 설 계기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 셋째날인 25일 북한 고성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행사에서 북측의 김민혜(83)씨에게 김용일씨가 큰절을 하고 있다. . 2014.2.25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신문 박지환 © News1 (금강산=뉴스1)사진공동취재단


우리측 가족 357명은 금강산 관광지구내 온정각에서 오찬을 가진 뒤 오후 1시 금강산을 떠나 속초로 귀환한 뒤 각자 해산하게 된다.

이날 작별상봉을 끝으로 지난 20일부터 진행된 설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모두 종료됐다.

이번 상봉은 지난해 합의된 한차례 상봉이 무산되고 남북이 고위급 접촉까지 진행하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3년 4개월여 만에 재개된 행사다.
양측이 아직 상봉의 정례화나 추가 상봉 등 논의를 진행시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추가 상봉 및 상봉 정례화를 논의할 적십자 접촉을 재개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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