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마우나리조트 붕괴, '스폰지효과'탓…부실시공 의혹"

안전전문가 "쌓인 눈에 비 내려 하중 급증…H빔 휜 것"
부실 용접 가능성…제설 뒷짐 구조물 안전 무감각 '인재'

(서울=뉴스1) 전병윤 기자 | 2014-02-18 02:39 송고 | 2014-02-18 06:46 최종수정
119구조대원들이 18일 오전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17일 밤 부산외국어대 학생 및 이벤트 업체 직원 등 300 여명이 사고가 난 체육관에서 신입생 환영회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붕괴사고로 10명이 사망했다. 2014.2.18/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지난 17일 밤 붕괴된 경주 마우나리조트 내 체육관 건물의 구조물 붕괴 원인에 대해 구조안전 전문가들은 눈이 쌓인 상태에서 비가 내려 건물의 하중을 급격히 증가시킨 일종의 '스폰지'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스폰지가 물을 머금으면 무거워지듯 폭설후 체육관 건물 지붕에 수북히 쌓였던 눈과 비가 뒤섞이면서 구조물이 버티지 못할 정도로 하중을 키웠다는 것이다. 여기에 건물의 하중을 받치던 H빔의 용접상태나 볼트 조임의 불량 등 시공과정과 유지관리의 부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의 직접적 원인은 건축 자재로 쓰인 샌드위치 판넬의 취약성보다 눈과 비가 섞인데 따른 급격한 하중 증가와 이를 떠받치고 있던 H빔의 부실 시공 가능성이 높다.

구조물 안전 분야의 한 전문가는 "건물의 하중은 대부분 H빔으로 몰리게 돼 있고 천장이나 창틀은 무게를 거의 받지 않는 비내력벽"이라며 "붕괴 현장의 영상을 보면 특정 부분의 H빔이 엿가락처럼 휜 걸 보더라도 샌드위치 판넬의 문제가 아니라 하중을 견디지 못했던 일부 H빔이 주저 앉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샌드위치 판넬은 철판 사이에 끼워 넣는 단열재로 쓰이며 가건물에서 건축재료로 활용돼 그 자체로선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며 "만약 샌드위치 판넬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천장 한쪽이 뚫려 눈이 쏟아지는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장을 찾아가 자세한 사고 원인을 파악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실 시공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H빔이 견딜 수 있는 최대 하중을 당초 100으로 생각해 시공했다면 눈과 비가 섞여 130으로 불어났고 이런 상태에서 구조물의 용접상태가 불량하거나 볼트가 제대로 조여져 있지 않아 과하중을 버티지 못해 붕괴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건물의 관리주체 역시 폭설이 내리면 하중을 줄여주기 위해 제설을 하거나 건물의 유지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안전 개념이 부족해 이를 방치한 탓에 일어난 인재"라고 지적했다.

시설물유지관리협회 한 관계자는 "시설물안전관리특별법에는 15층 이상, 연면적 5000㎡ 이상의 건축물은 6개월마다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지만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은 연면적이 작아 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일어날 다양한 기후변화에 대비해 대상 건축물의 기준을 좀 더 강화하고 예산을 확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건설이 리조트 본동을 준공했고 나머지는 지역 업체인 송원건설산업이 각각 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96년 동대산 기슭 694만㎡ 부지에 공사를 시작해 2006년 준공됐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골프장·숙박시설(콘도와 골프텔 등)을 갖춘 휴양시설이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운영사는 마우나오션개발이다. ㈜코오롱이 지분 50%를 갖고 있으며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24%, 이회장 부친인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26%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사고로 신입생 환영회 중이던 부산외대 대학생 9명과 이벤트 회사 직원 1명 등 10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인명 구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한 점의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사고수습을 지원하기 위해 건설안전과장을 반장으로 하는 상황실을 꾸려 17일 밤 11시부터 운영했다.

박기풍 국토부 1차관은 "현재 사고의 원인이 부실 시공인지, 설계상 문제인지, 아니면 자연재해 측면인지를 관계 경찰쪽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대책을 마련하고 중앙안전대책본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범 정부적으로 꾸려서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byjeo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