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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 붓기…석촌호수 증발 사건

제2롯데월드 공사 후 물 사라져...2배 많은 한강물 투입
송파구청 "위험성 크지는 않다고 판단...추가 조사 예정"
롯데 "관련 비용 전액 부담...주변 고층건물 많이 들어서"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4-02-16 02:59 송고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된 뒤로 수위가 낮아진 석촌호수에 한강물을 끌어다 채우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수위가 낮아지는 만큼 지반도 함께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와 석촌호수에 한강물을 채우는 비용 일부를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는 지적이 논란의 핵심이다.사진은 15일 오전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와 석촌호수의 모습. 2014.2.16/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지난해 봄부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수위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호수 바닥의 지반 침하가 원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뉴스1 2013년 11월16일자 '물 줄어든 석촌호수, 제2롯데월드 공사가 원인?' 기사>


당시 송파구청에 따르면 차츰 줄어들던 석촌호수 수위는 지난해 11월까지 0.7m가량 낮아져 15만톤이 넘는 호수물이 사라졌다. 특히 여름에는 석촌호수 수위가 눈에 띌만큼 낮아졌고 녹조 현상과 악취까지 심각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석촌호수 인근에서 진행 중인 제2롯데월드 공사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높이 555m, 지상 123층으로 지어지는 제2롯데월드 기초공사는 높은 건물을 지탱하기 위해 그 어느 건물보다 땅을 깊숙이 파냈고 이 과정에서 지하 암반수층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가 새어 나갔다는 분석이었다.


지하수가 나간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 주변에 있는 석촌호수 물이 흘러들어갔다는 설명이다.


문제가 제기된 후 3개월 정도가 흐른 지난 14일 찾은 석촌호수는 눈으로 보기에 우려할 정도로 수위가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동안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석촌호수에서 새어나가고 있는 호수 물은 여전했다. 다만 석촌호수의 수위가 유지되고 있는 건 인위적으로 떨어진 수위 만큼의 물을 한강에서 끌어올려 채워넣고 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와 송파구 등이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는 이유를 조사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롯데건설 측도 수위 관리 비용만 지불하고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에 한강에서 끌어올린 물이 방류되면서 하얀 물보라가 일어나고 있다.송파구는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된 이후 수위가 낮아진 석촌호수에 한강물을 끌어다 채우고 있다. 2014.2.15/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롯데월드 외부 놀이공원인 매직아일랜드와 맞닿아 있는 석촌호수의 면적은 21만 7850㎡다. 담수량은 636톤, 평균수심은 4.5m 정도다. 호수 조성 후 송파대로가 호수를 가로지르면서 동호화 서호로 구분됐고 이를 합친 호수 둘레는 2.5㎞에 달한다.


그러나 한강매립사업으로 만들어진 인공호수이기 때문에 석촌호수에는 지난 1980년부터 꾸준하게 한강물이 투입돼왔다. 매달 5~8톤 가량의 한강물을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호수 수위는 5m로 유지될 수 있었다.


문제는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된 이후 석촌호수 물이 대량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11년까지 한해 평균 20만톤의 자연 증발로 사라지던 석촌호수 물은 지난해 추가로 15만톤이 더 사라졌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2월 들어 석촌호수에는 지난해 1월 대비 약 2배 가량의 한강물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준 5만톤의 한강물이 투입된 것에 비해 올 1월에는 10만톤의 한강물이 투입됐다.


앞서 롯데 측과 송파구 측은 1990년대 초반 협약을 맺고 석촌호수 수질과 수위 관리에 드는 비용을 롯데 측이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수위 유지에 관련한 비용은 송파구와 롯데 측이 50대 50으로 부담하기로 합의했으나 지난해 11월 석촌호수 수위가 급격히 떨어진 이후 한강물 투입과 관련한 비용은 전액 롯데 측이 지불하고 있다.


석촌호수 수위를 맞추기 위해 한강물 투입에 사용되는 비용은 연간 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1월에만 3000만원의 비용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물 1톤을 끌어오는 비용은 170원 가량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현재 석촌호수는 수심 5m 기준의 정상수위를 되찾은 상황이지만 투입되는 한강물이 적어질 경우 언제라도 석촌호수 수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석촌호수의 수위 유지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석촌호수 수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박종관 건국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송파구청과 롯데 측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제안했었다"며 "현재 대책위원회가 구성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석촌호수 물이 사라진 것이 지하수위와 연결된 문제로 보였고, 이에 따라 소규모라도 주변 지반에 약간의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고 설명했다.



석촌호수 조성당시 모습. (송파구 제공) © News1



지난해 석촌호수 수위 저하 문제가 불거지자 서울시는 당장 현장 조사에 나섰다.


서울시는 "인공 호수인 석촌호수 특성상 모래로 구성된 호수 밑바닥을 통해 호수 물이 계속해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도 "석촌호수 수위 저하 등으로 인해 지하수 위치나 지하지반 침해 등에 안전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이에 서울시는 송파구에 '제2롯데월드 공사장 지하 하부 암반층에서 새어나오는 지하수를 석촌호수에 투입하라'고 통보했으나 이 역시 현재 실행되지 않고 있다.


송파구 관계자는 "지난해 지적이 나온 뒤 전문가 자문 등을 받아 본 결과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다만 좀 더 정확한 검진을 위해 외부 용역을 고용해 전반적인 시설 검토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2롯데월드 공사장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석촌호수에 투입하는 것은 현재 제2롯데월드 공사가 진행 중이라 어렵다"며 "새어나오는 지하수가 1급수라는 결과가 나와 이 물을 도로 석촌호수에 투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 측은 "호수 수질과 관련해 송파구와 협약된 3급수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급격히 떨어진 수위로 인해 석촌호수 내 질소 함량 수치가 높아져 약품 등을 투입해 수질을 정상수치로 회복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수위 역시 송파구의 요청에 의해 5m 정도의 정상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롯데 측은 수위와 수질 등 문제와 관련해 "제2롯데월드 공사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주변에 고층 건물 등이 들어서면서 지하수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고 석촌호수 수위 저하 책임에서는 한발짝 물러서려 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까지 '석촌호수 수위 등의 문제 원인이 제2롯데월드 공사로 인한 것이다'라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와 관련한 비용은 롯데가 전액 지불하고 있으며 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외부 컨설팅 등을 고용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