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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라

안 의사, 사형 언도받은 날이 1910년 2월 14일

(서울=뉴스1) 김정욱 기자 | 2014-02-13 06:22 송고 | 2014-02-13 06:26 최종수정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가 일제에 의해 사형을 선고 받은 날이자 밸런타인데이인 2월14일을 이틀 앞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후암동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물을 둘러보는 모습(아래)과 같은 날 명동거리에 초콜릿이 진열된 모습. © News1 한재호 기자


일제시대에 우리나라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하고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에 알린 안중근 의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우리 역사에서 안중근이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는 사실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안중근은 1909년 10월26일 오전 9시30분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 암살 직후 체포됐다. 그리고 다음해 2월14일 사형을 언도 받았고 한 달 후인 3월26일 중국 뤼순감옥에서 순국했다.

안중근이 사형을 언도 받은 2월14일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일본에서 건너온 기념일인 발렌타인데이로만 기념된다.
발렌타인데이는 1936년 일본의 한 제과회사가 초콜릿 판매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낸 날이다. 당시 이 제과회사는 발렌타인데이를 홍보하면서 “로마의 성인 발렌티노를 기념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서기 269년 로마의 황제 클라우디스 2세가 일부 젊은이들에 대해 결혼 금지령을 내렸지만 발렌티노 주교는 연인들을 교회로 초청해 주례를 서줬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황제는 발렌티노를 엄벌에 처하기로 했다. 그리고 발렌티노는 사형을 당했는데 그 날이 2월14일이라고 한다.

일본 제과회사는 발렌타인데이의 유래를 이 같이 포장하고 2월14일에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자고 홍보했다.

로마에서 발렌티노라는 주교는 실존 인물이었던 것으로 전해지나 정말 그가 일본 제과회사 말대로 연인들을 몰래 결혼시켜주다 사형 당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발렌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13일 시내의 백화점과 마트에는 선물용 초콜릿이 가득하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2월14일은 이제 중요한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위해 목숨을 던진 안중근의 사형언도 날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일본에서 건너온 기념일로만 기억되는 현실이다.

한 때 일본도 연인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발렌타인데이가 거창한 기념일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일본 젊은이들은 “그 동안 우리가 제과회사의 상술에 너무 휘둘렸다”며 상술로 가득한 2월14일을 즐기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우리 국민에게는 특별한 날이지만 기업의 상술에 의해 엉뚱한 기념일이 된 것을 발렌타인데이뿐만 아니다.

국내 제과회사가 만들어낸 11월11일 빼빼로데이도 사실 우리 국민들에게는 의미있는 날이다.

11월11일은 ‘해군 창설기념’일이자 ‘농업인의 날’이며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UN군을 기념하는 ‘부산을 향하여’라는 날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 대다수는 11월11일을 빼빼로데이로만 알고 있다.

국내 제과회사들은 올해도 발렌타인데이 특수를 기대하며 평소보다 몇 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19일 하얼빈역에 ‘안중근의사기념관’을 개관했다. 중국에서도 기념하는 안중근을 우리 국민들이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씁쓸함이 스친다.


k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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