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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동물원, 멀쩡한 기린 죽여 사자 먹이로 줘 '경악'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2014-02-10 02:17 송고 | 2014-02-10 11:41 최종수정
9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에서 18개월 된 기린 마리우스가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볼트 건으로 사살됐다. 동물단체들은 어린이들도 보는 앞에서 건강한 기린을 쏘아 죽이고 사체를 분해한 것은 경악할 일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 AFP=뉴스1

덴마크의 한 동물원이 9일(현지시간) 사육 개체수 제한 규정과 근친교배 가능성을 이유로 건강한 기린을 죽이고 사체를 사자에게 먹이로 던져줘 잔혹행위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은 18개월 된 수컷 기린 '마리우스'를 도살용 볼트 건으로 쏘아 죽인 뒤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사체를 분해해 사자를 비롯한 육식동물 우리에 던져주었다.

유럽 동물원수족관연합회(EAZA)는 동물원들이 사육 동물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평범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마리우스는 건강했지만 우성 유전자를 가진 다른 기린들에 밀려 처분 대상이 되었다.

코펜하겐 동물원에서는 매년 20~30마리의 동물들이 이 규정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영국 요크셔의 한 동물원이 마리우스를 받아줄 자리가 있다고 알려 왔지만 코펜하겐 동물원 관계자는 "그 자리는 더 좋은 유전자를 가진 기린이 차지해야 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애호가들도 앞서 마리우스를 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벌였지만 동물원측은 결국 이날 오전 9시 20분에 살처분을 강행했다.

'마리우스를 구해 주세요'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덴마크어 버전 페이지에 3000여명이, 영어 버전에 2만4000여명이 서명했다.

미국의 한 억만장자는 마리우스를 사들여 LA 비벌리 힐스에 있는 자신의 정원에서 살게 하겠다고 제의했지만 동물원측이 동물을 팔지 않는다는 규정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단체들은 어린이들도 보는 앞에서 멀쩡한 기린을 쏘아 죽이고 사체를 분해해 사자에게 던져준 것은 경악할 일이라며 맹비난했다.

자라서 근친교배를 할 위험 때문이라면 격리 조치하거나 중성화하면 될 일이 아니었느냐는 게 동물단체들의 지적이다.

이에 동물원측은 "거세를 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고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일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사살은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pade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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