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명절에 상사에게 인사를 하러 간다구요? 그럼 짤리죠.""다들 미쳤다고 생각할 거예요."
명절에 상사에게 선물을 하거나 인사를 하러 집에 찾아가느냐는 질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임직원들의 반응이다.
30일부터 나흘간의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상사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할지, 명절인사는 언제 하러 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다. '명절'이라는 검색어에 '상사 선물'이라는 단어가 연관검색어로 뜨는 것도 직장인들의 중압감을 반영하고 있다. 상사에게 줄 선물이나 명절인사는 대표적인 명절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하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직원들은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제로'다. 상사에게 주는 선물주고 명절 인사를 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에서는 '윗사람에게 주는 선물'을 '뇌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제 안주고 안받는 것이 문화로 정착돼 있다.
우리나라 대표 '갑'으로 꼽히는 삼성전자나 LG전자 임직원들은 납품업체나 협력사로부터도 선물을 일체 받지않는다.
삼성은 2011년 '비즈니스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협력사로부터는 식사 대접도 받지 말라는 지침을 세웠다. 당시 삼성은 준법지원팀(컴플라이언스팀)을 확대하면서 전문인력도 늘렸다. 식사대접을 비롯한 어떠한 뇌물이라도 발각될 시에는 예외없이 징계를 받는다. 이에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협력사와 식사를 할 때, 자신들이 음식값을 계산한다. '인간미 없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LG도 지난해 임직원 감사를 담당하는 '정도경영 태스크포스(TF)'팀을 강화했다. LG전자도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협력사로부터 경조금이나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선물을 받았다면 윤리사무국으로 신고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무원이나 군대 등에서는 아직도 명절에 상사를 찾아가 인사하는 문화가 남아있는 걸로 안다"며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수출중심 기업으로서 글로벌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미 선물 안주고 안받기가 문화처럼 굳어있다"며 "신경쓸 거리가 줄어 임직원들은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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