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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1700 무장세력 난립… 몸값 요구 납치 횡행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4-01-20 03:09 송고 | 2014-01-20 07:31 최종수정

19일(현지시간) 리비아에서 한석우 코트라 트리폴리 무역관장을 납치한 세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관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 시내에서 퇴근길에 납치됐다. 개인화기로 무장한 괴한 4명은 대범하게 차량으로 한 관장의 차를 막아선뒤 강제로 한 관장을 끌어내 자신들의 차에 태우고 달아났다.
외교부는 한 관장을 납치한 범인들이 서쪽으로 향했다고 밝혔으며 일부 언론들은 이들이 향한 곳이 트리폴리 서부 잔주르 지역이라고 보도했다.

잔주르는 트리폴리 서부 외곽에 있는 부촌지역으로 친(親) 카타피 세력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11년 내전을 통해 철권통치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후 리비아에는 과도정부가 들어섰으나 이들의 장악력은 미약한 채 부족, 군벌 등 1700여개의 무장단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은 트리폴리에 소재한 과도정부와는 별도로 자체 총리, 중앙은행 등을 운영하는 등 분리의 길을 걷고 있다.

이 가운데 트리폴리는 과도정부의 치안력이 미쳐 그나마 안전한 곳으로 여겨져 왔다. 다만 정부군과 경찰력이 빈약한 정부가 카다피 축출에 앞장선 민병대들에 치안을 맡기며 이들 파벌간 이권다툼과 알력이 종종 폭력사태를 빚어왔다.

한 관장을 납치했다고 주장했다는 단체나 개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도 "납치 배경이 파악되지 않는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납치가 시내 퇴근길에서 대담하게 벌어졌다는 점에서 우선 민병대의 소행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 이들일 경우 몸값을 노린 단순 납치 가능성이 크다.

일단 도주 방향으로 추정된 친카다피 세력이라면 문제는 다소 꼬인다. 리비아 정부는 전날인 18일 친카다피 세력이 공군기지를 장악한 남부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따라 한 관장 납치는 외국인 인질로 과도정부를 궁지에 빠트리려는 계산이 깔려 있을 수 있다.

또 하나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알카에다 등 급진 이슬람세력의 납치 가능성이다.

알카에다는 카다피 축출 후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리비아의 약점을 이용해 자리를 잡은후 다양한 테러활동을 벌이고 있다.

알카에다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경우 구금된 동료의 석방 등 정치적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 석방 과정이 길고 힘들 수 있다.


find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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