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싸이월드' 도려낸 SK컴즈 '싸이메라'로 부활?

카메라앱 '싸이메라' 연내 1억 돌파 예상, 제2의 '라인' 기대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 2014-01-16 08:22 송고 | 2014-01-16 08:54 최종수정
싸이메라 앱 © News1

끝없이 추락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가 반등 기회를 맞고 있다.
이른바 '예뻐지는 카메라'로 불리는 카메라앱 '싸이메라'가 전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공을 따라잡을 기세다. 덕분에 SK컴즈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16일에도 SK컴즈 주가는 전일대비 230원 오른 72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나흘째 상승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SK컴즈는 그동안 적자탈출을 위해 피나는 자구노력을 진행했다. 지난 2012년말 200명을 감원한데 이어 2013년말에도 350명을 줄였다. 한때 수천명에 달하던 직원들은 이제 350명 정도가 남았을 정도다. 이것도 모자라, 지난 연말에 전 임원들이 일괄 사표제출을 결의하기도 했다.

사실 SK컴즈의 장기침체 원인은 변화하는 시장에 민첩하게 따라잡기 못한데 따른 결과다. 10년전 싸이월드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SK컴즈는 '포털3위'로 군림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한때 포털2위인 다음을 위협할 정도로 세력이 커진적도 있었지만, 싸이월드의 글로벌 시장진출 실패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SK컴즈 최근 8분기 실적(단위=억원) © News1

싸이월드는 세계 최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말았다. 이는 싸이월드가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추지 못한 때문이다. 그리고 제때 변화하지 못한 이면에는 SK컴즈가 대기업 울타리에 갇혀있은 탓도 크다. 그만큼 의사결정이 느리고 모험하기가 쉽지않았던 것이다. 결국 싸이월드는 올해 SK컴즈로부터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SK컴즈 품에 안긴지 10년만이다.
'싸이월드'를 도려낸 SK컴즈에게 남은 희망은 모기업인 SK플래닛에게 흡수되는 것뿐이라는 게 업계의 정평이었다. 그러나 SK컴즈는 '싸이메라'로 부활의 날개짓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초 출시된 '싸이메라'는 현재 전세계 시장에서 6000만건이 넘는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 6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해외 사용자만 4500만명에 이른다. 브라질의 경우, 하루 3만명 이상이 유입되고 있을 정도다. SK컴즈 관계자는 "동남아와 미국, 유럽, 남미 등 220개국에서 하루평균 20만건 이상이 다운로드되고 있다"면서 "매월 사용자가 2000만명씩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지금 추세라면, 이르면 올 상반기에 싸이메라 사용자가 1억명이 넘어설 전망이다. 가입자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승수효과가 발생해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가입자수 1억명을 넘어서는데 19개월이 걸렸고, 이후 승수효과로 4000만명이 추가로 늘어나는데 3개월도 안걸렸다.

뜻하지 않은 '싸이메라' 특수에 SK컴즈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싸이월드와 달리, 싸이메라는 해외 사용자들에게 더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SK컴즈는 싸이메라의 글로벌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싸이메라가 위기에 빠진 SK컴즈를 구원해줄 유일한 돌파구일 수 있기 때문이다.

SK컴즈 강민호 싸이메라 사업부장은 "해외에서 제대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전세계 파트너들과의 다양한 협업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플랫폼도 싸이메라의 강점인 다양한 보정·꾸미기 기능을 통해 지인들과 사진을 재창조하며 즐기는 혁신적인 포토 SNS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밝혔다.
싸이메라 6000만 다운로드 돌파 © News1

SK컴즈는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진서비스인 싸이메라 형식을 미국에서 페이스북에 이어 두번째로 사용자가 많은 사진공유 SNS '핀터레스트'(Pinterest)와 유사하게 전환할 예정이다. 예컨대 공유한 사진을 함께 간편하게 꾸미고 댓글을 다는 식이다. 또 조만간 미국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SK컴즈는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면 수익기반도 마련될 것으로 보고, 우선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SK컴즈의 자금력과 인력규모로 미뤄봤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경영이 힘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8분기 누적 영업손실액이 무려 769억원에 달할 정도로 회사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 수년간의 경영난과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피로로 좋은 기회가 와도 다음 기회만 보면서 잡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SK컴즈의 경우, 좋은 서비스를 갖추고도 대기업 계열사 특유의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로 기회를 잡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는 SK컴즈가 독자적으로 싸이메라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모기업 등이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janus@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