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과 관련, "대장장이도 쇠가 달궈질 때 내려치는 재주가 있다"며 "우리 민주당은 쇠가 식으면 치지만, 안 의원은 물속에 들어가면 친다"고 말해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 "(안 의원은) 속도가 항상 한 번, 두 번 늦는 게 아니라 세 번, 다섯 번 정도는 늦게 시작해 잘 모르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모든 말씀이 애매모호하게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에 언제 창당할지 모르겠다"면서 "그 분들이 어떤 청사진을 내놓고 하는 게 아니라, 아직도 준비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안 의원이 지금 현재 여야 차기 대권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도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애매모호하니까 약 50%의 지지를 받던 것이 지금 27~8%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른바 안철수신당이 호남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현재 (안철수) 태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태풍은 계절에 따라 강하지만 오래 가진 못한다"며 "(호남에서) 우리 민주당도 미워하지만, 새누리당도 도저히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리고 대통령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해 실체는 없고 현상만 있는 안철수 새청치, 신당에 대한 동경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과연 선거까지 이런 것이 이어질진 지극히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 의원이 정권교체를 위해선 야권지역인 호남에 와서 경쟁할 것이 아니라 자기의 고향인 부산·영남, 야권 취약지역에 가서 싸워 이겨오는 것이 바람직한데, 거기는 보지 않고 호남에 와서 싸우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자신을 비롯한 당내 중진들의 지방선거 차출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민주당으로선 호남만 갖고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지만 호남을 빼고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호남에서) 무난한 후보를 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최상의 후보를 내 이기는 선거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전남지사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전남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출마하겠다는 생각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단지 우리 민주당이 어떻게든 차기에 집권하기 위해선 우리 텃밭인 호남을 지켜야겠다는 각오는 새롭게 하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이산가족상봉을 제안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 중에 다른 내용은 굉장히 실망스럽지만, 대북 문제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 등 적극적인 태도를 표명하신 것은 높이 평가한다"며 "특히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씀은 대통령으로서 어울리는지, 또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조금 더 음미해보고 파악할 필요가 있지만, 통일에 대한 꿈과 희망을 피력한 것은 대단히 잘하신 말씀"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개헌과 관련해선 "사실 매 5년마다 대선을 하면 이념과 지역갈등으로 진검승부를 하지 않느냐. 국론과 국민이 완전히 양분된다. 개헌을 해서 법과 제도로 갈등을 치유할 때가 됐다"면서 "저는 대통령 후보가 나타나기 전에 박 대통령께서 이원집정제로 분권형 개헌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