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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김한길, 安風·계파갈등 조짐에 '고심'

친노-비노 진영 계파 갈등 뚜렷…安風에 호남 이탈 조짐
국정원 개혁안 및 특검 성과 주력…고강도 당 개혁 추진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13-12-22 16:15 송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범정부적 대선개입 사안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13.12.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 그룹이 최근 세(勢) 결집에 나서면서 당내 친노와 비노(비노무현) 진영간 계파 갈등의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당 밖에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당 창당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자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이탈 흐름이 가시화되는 등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정식 창당도 안 된 신당에 지지율이 뒤처진 것은 이미 오래된 터다.

이에 따라 벼랑끝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김 대표가 향후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내부는 최근 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 진영과 손학규 상임고문을 앞세운 비노(비노무현) 진영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손 고문측은 최근 대권 재도전 의사를 시사한 문재인 의원이 14일 북콘서트를 개최한 데 이어 15일 노무현재단이 송년모임을 갖는 등 친노 진영이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서자 잇따라 친노 진영을 향해 각을 세우고 있다.

손 고문은 지난 21일 오후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주최한 '동아시아 미래아카데미' 특강에서 "민주당이 이렇게 국민들로부터 불신받고 추락한 이유가 무엇인지 봐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의 안에 있는 집단주의, 집단적 히스테리 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고문은 이어 "지금 우리가 모든 것을 아주 고착된, 내 집단을 위한 이기주의에 매몰돼 그것만을 위해서 야당이 어떻게 되건, 민주당이 어떻게 되건, 민주주의가 어떻게 되건 이러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게 우리 스스로 투쟁해 이겨야 할 대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손 고문은 지난 16일 송년모임에서 문 의원을 향해 "국민들이 참으로 어려워하는 때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부터 생각하는 게 도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손 고문과 가까운 의원들도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신학용), "새누리당보다 더한 독선과 자기기만을 고집하고 있다"(김동철)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측은 "어려울 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정치인의 책무일 것", "지금은 우리끼리 총 쏠 때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문 의원은 비노 진영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오는 27일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전국 순회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는 데 대해 김 대표는 "지금은 개인의 정치적 목표를 내세울 때가 아니라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당 밖에선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본격화하며 가뜩이나 내부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의 원심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오는 26일 안 의원측의 신당창당 준비를 위한 실무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새정추)가 광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민주당의 신경을 예민하게 하고 있다. 이번 설명회가 자칫 호남에서의 안풍(安風·안철수바람)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2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창당도 안한 '안철수신당'의 지지도가 32%로, 민주당(10%)보다 3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광주에선 민주당 소속 전·현직 지방의원 7명이 지난 18일 탈당해 '안철수신당'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이탈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김 대표에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뾰족한 묘수가 보이지 않아 보인다. 비주류 당 대표라는 김 대표의 태생적 한계도 재차 절감하게 되는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는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위나 정치개혁특위, 특검 도입 등에서 성과를 내면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방향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22일 뉴스1과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중심을 잡고 끌려 다니지 않고 존재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이런 방향에 중점을 둬야 하지 않겠느냐. 흔들리지 않고 가다보면 지지율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국정원 개혁안과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에 전념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김 대표는 또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그동안 정치현안에 밀려 미뤄왔던 당 개혁을 고강도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최근 모바일 투표경선 배제를 골자로 한 지방선거 공천개혁안을 앞세워 당 혁신과 쇄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계파간 내지 노선 갈등도 정면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당직자는 공천개혁안을 비롯한 당 혁신 과정에 예상되는 계파 갈등에 대해 “다수의 뜻대로 하는 것 아니냐”라며 세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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