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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뇌사 판정 소녀…'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올 까?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3-12-20 10:09 송고


병원에 누워있는 자히 맥매스(출처:NBCNEWS캡처)© 뉴스1


13살 딸을 둔 엄마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쓸 트리와 선물을 골랐다. 들떠야 하지만 엄마(라타샤 윙크필드)는 담담해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서부에 있는 오클랜드 어린이 병원 병실에 뇌사 판정을 받은 딸 자히 맥매스가 누워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올해가 맥매스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크리스마스일지 모른다.

비극은 12월 9일 시작됐다.
수면성 무호흡증을 앓는 여느 환자들처럼 맥매스도 편도선 제거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 후 깨어난 맥매스는 멀쩡했다. 겨우 30분 지났을까.

갑자기 맥매스의 숨소리가 거칠었다. 숨이 막히는 듯 기침을 해댔다. 말을 꺼내지 못할 정도였다.

메모장을 받아든 맥매스는 힘겹게 펜을 잡았다. '콧물을 너무 많이 들이켰나봐. 숨이 막혀요. 엄마, 나는 괜찮은 걸까요'

그것은 콧물이 아니었다. 맥매스는 자신의 피에 질식하고 있었다. 엄마는 맥매스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3일후 맥매스는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의학적으로 이미 사망 선고가 난 셈이다.

이 병원 데이비드 듀랜드 소아과장은 생명 유지 장치를 떼라고 조언했다. 맥매스의 의식이 돌아올 확률이 거의 '0'인 때문이다.

엄마는 단호히 반대했다. 가족들은 맥매스가 곧 깨어날 것이라 굳게 믿었다. 그래서 회복할 시간을 달라고 병원에 부탁했다.

병원은 '사체'를 가능한 빨리 병원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했다. 병원은 죽은 사람을 보살피는 곳이 아니라고 했다.

맥매스의 이모 오마리 쉴리는 "병원이 맥매스를 환자로 여기지 않았다. 맥매스를 '사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그것은 "가장 냉정하고 무심한 대화였다"고 했다.

그래도 가족들은 한 가닥 희망에 기대어 맥매스의 손을 놓을 수 없다. 맥매스 옆에 앉은 엄마는 "맥매스의 의식이 있든 없든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다.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어떤 선택권이 있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맥매스가 회복할 것이라 믿는 가족들은 매일 밤 반응없는 맥매스 옆에서 기도를 드린다. 어쩌면 기적으로 맥매스가 깨어날지도 모른다. 어쨌든 크리스마스는 기적에 가장 가까운 날이니까.


letit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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