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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횡령 사실 몰랐고 의도도 없었다" (종합)

'공범'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 재판 증인 출석
김원홍 기획입국설도 "전혀 아는 바 없다" 부인
법원 "공범관계…증언, 유죄로 사용될 수 있어"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13-12-19 09:45 송고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뉴스1© News1 한재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53)이 횡령사건의 공범으로 구속기소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재판에 19일 증인으로 섰다.
최 회장은 김 전 고문과 지난해 6월 이후 연락이 끊긴 상태로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약 1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이날 최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에 앞서 "최 회장과 김 전 고문은 공모관계에 있다"면서 "증언내용 중 본인 사건의 유죄자료가 될 내용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내용에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고문은 2011년 3월20일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같은달 29일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SK계열사 자금의 송금 관련문건이 발견되자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같은해 11월8~9일 SK본사 건물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되자 중국에 있던 김 전 고문은 대만으로 건너갔다.
최 회장은 "대만에 가서 김 전 고문을 몇 번 만난 일은 있다"면서도 "김 전 고문이 제가 묵고 있는 숙소로 찾아와 만났기 때문에 김 전 고문의 거주지는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수사 초기였던 2011년 12월 중순에는 김 전 고문이 전화통화를 통해 본인과 관련된 얘기는 하지 말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면서 "1심 재판과정 이후에는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되기 약 보름 전인 지난 7월15일께 한국 경찰청 인터폴수사대가 검찰에 사전통보없이 대만에 김 전 고문의 체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면서 김 전 고문의 '기획입국설'을 겨냥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구치소에서 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신문을 보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상당히 놀랐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또 김 전 고문이 강제 추방돼 수사받는 과정에서 소지하고 있던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 형제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6월19일 작성된 진술서에는 법원에 제출하는 것을 전제로 최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이 송금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2012년 6월 이후로는 김 전 고문과 논의한 바 없고 설사 있었더라도 전혀 영향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전 고문의 변호인은 이날 오후 공판에서 서명란에 김원홍이 아닌 김준홍으로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진행된 변호인 신문에서 "450억원 송금에 2011년 11월 말이 돼서야 제가 연관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돈이 언제 어떻게 유출된 것인지 알지도 못하지만 제가 의심받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최 회장은 증인신문을 마친 뒤 "상당히 후회스럽고 부끄러운 일 일수도 있습니다만은 너무 억울한 정황이 있다"면서 "50살이 되도록 사업을 했지만 부끄럽게 돈을 벌 생각은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사업 제대로 해보려고 무던히 애썼고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면서 "결코 횡령 사실을 알지도 못했고 횡령할 의도도 전혀 없었다. 오해일 뿐이지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최 회장의 450억원대 횡령 혐의와 동생 최재원 부회장의 배임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과 징역 3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모두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로 최 형제에 대한 심리는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양창수)가 담당한다.

김 전 고문은 최 회장 형제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둔 9월26일 대만 당국으로부터 추방된 뒤 곧바로 한국 검찰에 체포·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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