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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첫 홀로서기' 용준형의 음악·비스트·노력

첫 솔로 앨범 수록곡으로 푼 네 가지 이야기
"자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주길"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2013-12-19 02:30 송고
그룹 비스트의 용준형(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그룹 비스트 활동, 비스트와 양요섭·신지훈의 앨범 프로듀싱, tvN 음악드라마 '몬스타' 주연에 이어 솔로 활동까지. 용준형(24)의 숨가쁜 올해 행보였다.
비스트로 데뷔한 지 햇수로 5년차를 맞은 용준형은 지난 13일 '플라워(Flower)'가 타이틀곡인 생애 첫 솔로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앨범의 흑백표지처럼 이번 앨범에는 용준형만의 색이 가감없이 담겨 있다. 용준형은 이 앨범에 '플라워'를 포함해 '나띵 이즈 포에버(Nothing Is Forever)', '애니띵(Anything)', '슬로우(Slow)', 피아노 버전의 '카페인' 등 자신이 공동 작사·작곡한 5곡을 수록했다.

◇첫 솔로 앨범에 관한 모든 이야기('Anything')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큐브카페에서 만난 용준형은 "항상 음악 작업을 하며 내 음악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 드디어 이뤄졌다"고 첫 솔로 앨범을 낸 소감을 말했다. 용준형은 힙합에 바탕을 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랩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노래도 시도했다.

"과하지 않고 아주 최소한의 담백함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게 저에게 잘 맞는 것 같거든요. 음악 편곡, 주제, 전개를 담백하게 하려 했어요. 스타일링, 뮤직비디오도 담백하게 했어요. 타이틀곡이 '플라워'임에도 앨범 표지, 사진의 전체적인 톤을 모노나 그레이톤 흑백으로 잡았죠."
용준형은 이번 앨범에서 '나띵 이즈 포에버'를 제외하고 모든 노래를 고등학교 동창인 김태주와 함께 작사, 작곡했다. '나띵 이즈 포에버' 역시 함께 곡은 만들었지만 가사를 용준형이 혼자 썼다. 타이틀곡 '플라워'의 경우 솔로 앨범 계획이 결정되기 4~5달 전부터 이미 만들어졌다.

"김태주 작곡가와 저를 하나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서로 한창 음악에 빠져 있었는데 제가 데뷔한 후에도 그 친구가 혼자 음악을 하고 있더라구요. 우연히 작업을 같이 시작했는데 서로 음악적 견해, 취향이 비슷했어요. 앞으로도 음악을 할 때 그 친구랑 저는 떨어질 일이 없을 거에요."

용준형은 자신의 곡 스타일을 두고는 "감성적인 곡을 작업할 때 막힘없이 나온다"며 "사랑 노래를 쓰는 사람이 사랑을 안 해보고 쓸 수는 없는 것 같다. 음악에서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건 전달과 공감"이라고 언급했다.

◇'짙게 밴 향기' 같은 비스트 멤버들('Flower')

그룹 활동 5년차를 맞아 처음으로 솔로 활동을 하게 된 용준형에게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6명이 하던 걸 혼자 하려다 보니 멤버들의 빈자리를 항상 느낀다"면서도 "최대한 보시는 분들이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끔 노력하고 있다. 멤버들도 그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부담감에 일본 스케줄을 소화할 때도 연습실을 따로 마련해 연습을 하기도 했다.

"무대를 혼자 끌고 가는 게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희열도 느끼고 재밌어요. 처음 혼자 공연하던 날에는 심하게 떨어서 드라이 리허설 때 음이탈도 냈어요. 19일부터 있을 무대에서는 첫주보다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비스트 멤버 양요섭은 용준형이 무대에 홀로 서는 첫날 방송국을 찾아 응원하기까지 했다. 용준형은 나머지 멤버들 역시 "방송 봤는데 멋있더라. 잘했어"라고 했다며 "멤버들이 그렇게 얘기해주니까 마음도 편안해졌다. 남자들이라 그런지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씩 하는데 그게 정말 힘이 된다"고 동료애를 과시했다.

"비스트에서는 제가 돋보이기보다 그 중 한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끔 하는 게 맞는 듯해요. 솔로 활동을 하면서는 다른 모습보다 다른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 원래 모습을 이번 앨범에서 보여드리는 것 같아요."
그룹 비스트의 용준형(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돼'('Slow')

용준형은 솔로 앨범의 성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만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오롯이 선보이게 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는 듯했다.

"만약 음원 순위를 신경썼다면 타이틀곡을 '플라워'로 안 했을 거에요. '플라워'는 한번 들었을 때 귀에 남는 부분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진 노래에요. 대중들로부터 자기 음악을 하는 애라고 인정받고 싶어서 이 노래를 선택했죠. 작곡에서도 1등을 향한 생각은 전혀 없어요. 서로 다른 색깔과 방향을 갖고 있잖아요. 음악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런 것까지 신경쓰면서 계산적으로 하고 싶진 않아요."

용준형은 지난 7월 발표한 비스트의 정규 2집 앨범에서 김태주와 함께 전곡의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아이돌을 넘어 음악적 역량을 드러낸 의미 있는 앨범에 용준형의 평가는 어떨까.

"결과나 수익에 얽매이진 않지만 아쉬운 건 있어요. 그래도 실패적이진 않았어요. 일단 비스트가 해외 아티스트들처럼 자신들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해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멤버들도, 저도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한 거죠. 비스트에 도움이 된다면 다음에도 제가 할 텐데 거듭하면 훨씬 더 좋은 음반을 만들 수 있을 거에요."

◇영원한 건 없기에 계속되는 노력('Nothing Is Forever')

"저는 현실적인 사람이라 안주한 적이 없어요. 비스트가 상을 받거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해서 그게 지속되는 게 아니잖아요. 하루 아침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원할 수는 없는 거에요."

용준형은 꾸준한 인기와 바쁜 활동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순간에 확 없어져 버리는 게 무섭다"는 용준형은 그런 생각으로 자신을 채찍질했다. 스트레스도 작업실에 가면 풀린다는 용준형은 자괴감과 포기를 오가는 곡 작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식 같은" 곡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었다.

"3~4일을 작업실에 앉아 있어도 한곡도 못 쓸 때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제가 재능이 없다는 자괴감을 느끼고 안 하겠다고 삐뚤어지기도 해요. 그때마다 김태주 작곡가가 옆에서 항상 잡아주죠.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데 주변 반응을 들을 때마다 많이 휘둘려요. 한곡 한곡들이 다 자식 같고 제가 발전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룹 비스트의 용준형(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그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멋진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그 속에서 살아남기보다는 '내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커다란 틀을 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프로듀싱을 시작했는데 그런 음악적인 게 '내 것'이다. 연기도 매력적이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전 소속사 대표로부터 위증죄로 고소당한 용준형은 "나는 굉장히 안녕하게 잘 지내고 있다. 특히 팬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다"면서 "너무 생각하실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나는 괜찮다"고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카페인' 같은 음악을 들고 나온 용준형은 끝으로 이번 앨범의 최종 목표를 남겼다.

"유행을 타서 사랑받는 음악이 아니라 자기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애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용준형이 작곡한다고 하더니 제대로 하는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게 이번 앨범에서 가장 첫번째이고 큰 목표에요."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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