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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발언 쏟아낸 손학규, 정치 재개 본격화하나?

"文은 국민이 어려워할 때 무엇부터 할지 생각해야" 쓴소리
"민주당과 安, 단일화 연대 등 안이한 생각 말아야" 독자노선 강조
손학규와 安의 향휴 연대 가능성 주목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13-12-16 15:58 송고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2013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해 송년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2013.12.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그간 정치적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던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16일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내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모임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갇혀 있는 현 정국에 대한 자신의 견해는 물론 본격화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 대선 재도전 의사를 피력한 문재인 민주당 의원 등 민감한 현안에도 거침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대선에 패배해 정권을 내주게 한 죄인"이라며 정치적 '침잠(沈潛)기'를 보내오던 손 고문이 본격적인 정치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치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문 의원과 안 의원에 이어 손 고문도 가세할 경우,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들간 대결구도가 조기에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과 관련, "안철수현상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반영한 것인 만큼 '안철수신당'은 새 정치의 내용을 착실히 채워야 할 것"이라며 “(안 의원이) 행여라도 '현실론'에 쉽게 물들고 길들여져선 안 된다. 기존 정치의 처리장이 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손 고문은 특히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은 혹시라도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단일화, 연대에 의지해서 치르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해선 안 된다"며 "국민은 민주당도, '안철수신당'도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고 '야권연대론'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연대와 단일화로 선거를 미봉하기보다 자기혁신을 통해 승리의 길로 나가야 한다. 편법으로 나눠가지면 이번 지방선거는 이길지 모르나 다음 정권은 우리에게서 멀어질 것"이라면서 "60년 전통의 정통 제1야당의 자부심을 갖고 정정당당하게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 의원이 최근 대선 재도전 의사를 피력하고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세(勢)결집에 나선 데 대해선 "국민들이 참으로 어려워하는 때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부터 생각하는 게 도리"라고 날을 세웠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 1년에 대해 "내 지지기반, 과거, 역사에 묶여 있는 한 국민의 대통령이 되긴 힘들지 않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손 고문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 이행과 함께 합의제 민주주의와 다당제 정당구조, 이를 뒷받침하는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손 고문의 이 같은 언급은 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 진영엔 명확한 각을 세운 반면 신당 창당에 나서고 있는 안 의원의 '독자노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또 다시 손 고문과 안 의원간 연대 가능성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 나아가 이후 예상되는 야권재편 흐름에서 두 사람이 손을 잡을지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정치적·이념적 지향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지난 대선 당시부터 줄곧 연대 가능성이 점쳐져 왔던 터다. 손 고문은 그간 "민생을 제일로 섬기는 정치", "통합의 정치"를 주장해 왔고, 안 의원은 최근 신당의 기치로 "삶의 정치"를 내걸고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손 고문의 주변에선 이날 발언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손 고문의 한 핵심측근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현재 꽉 막혀 있는 우리 정치의 현실에서 손 고문이 독일에서 공부하고 그동안 고민해 왔던 것을 우리 정치의 발전을 위해 통 크게 던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 주변에선 손 고문이 당장 정치의 전면에 나서진 않겠지만, 신년회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손 고문은 또 자신의 구상을 가다듬어 내년 2월께부터 분야별, 영역별로 정책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측의 한 관계자는 "손 고문이 지난 대선 때 제시했던 비전인 '저녁이 있는 삶'의 2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손 고문이 민주당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손 고문의 핵심측근은 "지방선거가 도래해 당에서 (손 고문을) 요구하거나 필요로 한다면 자연스럽게 뭔가 역할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이날 송년행사엔 정세균 전 대표와 이낙연 신학용 양승조 조정식 우원식 이윤석 이춘석 이찬열 최원식 등 손학규계 의원들, 이석현 이미경 김성곤 이종걸 김진표 오제세 김민기 임내현 이언주 전순옥 전정희 황주홍 의원 등 현역 의원 20여명을 포함해 500여명이 참석했다. 핵심당직자 중에선 김관영 수석대변인과 장병완 정책위의장이 함께 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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