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현재 장성택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추가적으로 확인할 단계에 있는 만큼 향후 북한의 대남·대외정책 변화를 예단하긴 어렵다.
다만 장성택의 실각이 북한 내 강경파 주도로 이뤄졌다면, 대남·대외 정책에서 화해·긴장완화·협력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실상의 후견인이었던 장성택 측근에 대한 처형은 북한 지도부 내에서도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 실세가 하루아침에 권력 해체 당했다는 점은 김정은 제1위원장 주변의 어떤 인물도 숙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뜻하기 때문이고, 이에따라 권부 내 엘리트들의 긴장도는 더욱 고조될 여지가 높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장성택 최측근에 대한 공개처형은 김정은의 권력이 현재 공고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북한 지도부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대남·대외정책에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기 보단 강경한 목소리가 지도부 내에서 더 커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도부의 어수선한 상황에선 특히 대외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를 전하는 등 외부의 적에게 시선을 집중시켜온 북한의 전술이 이번에도 적용된다면, 이번 장성택의 실각 정황이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측면은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북한의 '핵개발-경제발전 병진노선'에서 경제발전 부분의 핵심으로 알려진 장성택의 실각이 남북관계에 주는 의미는 부정적이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외협력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이 북한 권부에서 공격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대남 협력 필요성을 이야기하기는 더욱 조심스러워진 상황"이라며 "대화보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일단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남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정부 당국의 관계자는 "기존의 병진노선은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시선을 바깥으로 돌리기 위한 저강도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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