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현대자동차가 신차 구매횟수에 따라 포인트를 차등지급하는 식으로 '블루멤버스'를 개편했지만 포인트 유효기간이 너무 짧고 할인금액이 제한적이어서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회장 정몽구)는 신차를 구매하거나 재구매할 경우에 최대 15만포인트까지 적립해주던 '블루멤버스' 제도를 이번에 신차 구매횟수에 따라 포인트를 차등지급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현대차를 처음 구매하는 고객은 차량가격의 0.7%를 포인트로 적립받지만, 두번째로 현대차를 구매하는 고객은 차량가격의 1.1%를 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다. 또, 세번째도 현대차를 구매하면 차량가격의 1.5%, 네번째로 구매하면 2% 적립받을 수 있다. 다섯번째로 현대차를 구매하면 차량가격의 2.5%, 여섯번째로 구매하면 3.0%를 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로 차량을 구매할 때 할인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형할인마트나 영화관 등에서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곽진 현대차 판매사업부장(전무)은 "이번 블루멤버스 포인트 제도 개편을 통해 차값 할인 이상의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들은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하면서 현대차와의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측은 "현대차를 여섯번이나 구매하게 되면 총 500만포인트가 쌓이게 된다"면서 "첫 차로 아반떼를 샀다면, 이후 쏘나타, 싼타페,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로 차량을 교체했을 경우에 최종 구매하는 차량은 적립된 500만포인트로 50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적립된 포인트의 유효기간이 '5년'이라는 점이다. 신차를 구매하면서 적립된 포인트는 5년간 사용할 수 있지만, 5년이 지나면 먼저 적립된 포인트부터 월단위로 자동 소멸된다. 게다가 제네시스와 에쿠스만 한번에 20만포인트까지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차종은 10만포인트까지밖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도 있다.
현대차의 설명대로 차값을 포인트로 500만원까지 할인받으려면 5년 사이에 차를 여섯번 바꿔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차량교환 주기가 5~7년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모든 멤버스 포인트의 유효기간은 5년이기에 블루멤버스 포인트의 유효기간도 문제될 게 없다"며 "포인트는 차값 할인보다 카케어(정비)나 라이프 서비스(여가활동)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포인트 개편 방안을 두고 수입차에 빼앗긴 내수 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들어 10월까지 내수시장에서 42.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이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 올해 1~10월 국내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1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개편안은 신규 고객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보다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수 현대차 CS추진실장(이사)은 "수입차가 성장하면서 기존 고객들의 이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고 젊은 고객층과 수입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유입시키는 전략이 필요해 이번 포인트 제도를 개편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