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최민지 기자 = 연말 인사 시즌에 조선업계 조직 개편 키워드로 윤리경영이 부각됐다. 협력업체 납품 비리 등 잇딴 악재로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윤리경영을 강화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9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기업윤리경영실 윤리팀 산하에 있던 감사 기능을 감사팀으로 승격 시켰다.
감사팀은 감사위원회 직속으로 배치돼 위상과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임직원 납품비리와 관련해 이달 중순 인사에서 임원 10여명을 사직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관행과 구습을 철저하게 단절시켜 향후 더욱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경영진의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 중 상무급 이상의 임원 60여명은 일부 직원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물의를 일으킨데 따른 지휘 책임 차원으로 최근 고재호 사장에게 일괄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윤리경영적인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조직개편 후에 실제 임원 인사는 다음달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중공업도 지난달 21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총괄사장제를 신설하는 한편 감사업무의 역할을 강화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이재성 부회장을 승진 발령하고 조선·해양 부문과 엔진·건설장비 부문 사장을 각각 총괄사장으로 선임했다. 조선해양 부문은 김외현 사장이, 엔진 건설부문은 김정래 사장이 각각 맡게 된다.
총괄사장제는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치이자 내부 감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칸막이'로 나눠져 있던 사업부문들을 한데 묶어 총괄체제로 전환했다. 타 사업부문에서 벌어지는 비리사건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에 대한 내부 반성에 나온 변화다.
분산돼 있던 감사업무도 총괄할 수 있게 조직을 개편하고 직급을 격상했다. 현대중공업은 윤리경영 강화를 위해 윤리 및 감사기능을 총괄하는 준법경영 담당 사장을 배치했다. 이건종 그룹 법무감사실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이 자리를 맡았다. 사실상 그룹 차원에서 감사팀을 꾸렸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회장 및 사업 총괄사장제의 도입을 통해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책임경영체제를 확립,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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