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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국인 뉴먼 억류 사실 공개..."적대 행위 죄과 인정해"

뉴먼씨 작성 '사죄문' 전문도 공개...'구월산 유격군 전우회' 주소·이메일 北 안내원에 전달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3-11-30 04:56 송고
지난달 26일이래 약 4주간 북한에 억류중인 메릴.E. 뉴먼(85).©로이터=News1 배상은 기자


북한은 최근 방북했다 억류된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의 미국인 메릴 에드워드 뉴먼(85)씨가 '대조선 적대행위'를 했다고 30일 주장했다.
특히 뉴먼씨가 작성했다는 '사죄문' 전문을 공개하며 "그가 모든 죄과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보도를 통해 뉴먼씨의 억류 사실을 최초로 공식 확인했다.

통신은 "최근 우리 공화국의 해당 기관에서는 관광객으로 들어와 적대행위를 감행한 미국 공민 메릴 에드워드 뉴먼을 단속, 억류했다"며 "그는 지난 10월 관광단 성원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와 관광목적과는 맞지 않게 공화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하고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비난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또한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6·25전쟁) 구월산 일대에서 정탐, 파괴행위를 벌리던 간첩, 테러분자들과 그 족속들을 찾아내 남조선의 반공화국 모략단체인 '구월산 유격군 전우회'와 연계시키려 하는 범죄를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구월산 유격군 전우회'는 이른바 '구월산 유격대'로 알려진 한국전쟁 당시 활동하던 육군의 첩보부대 출신의 참전용사들이 모인 전우회다.

통신은 "조사결과 그는 1953년 초부터 미 극동군 사령부 정보국산하 '유엔 조선 제6빨찌산연대'소속 '구월부대'의 고문관으로 있으면서 반공화국 정탐, 파괴활동을 직접 조직·지휘했으며 그 과정에 우리 인민군 군인들과 무고한 주민들을 무참하게 살해한 범죄자라는것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그의 대조선 적대행위는 여러 증거물들에 의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공개한 뉴먼씨의 '사죄문'에 따르면 뉴먼씨 역시 '구월부대' 고문관 출신임을 인정하며 "조선전쟁시기 '구월부대' 생존자들을 만나 보고 죽은자들에 대해서는 넋을 위로할 계획을 품고있었다"며 "'구월부대' 관련 생존자들과 그의 가족, 후손들을 저 혼자서 찾는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였으므로 저는 관광일정 진행중에 안내원에게 이 일을 도와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뉴먼씨는 또 "안내원에게 '구월산 유격군 전우회' 성원들의 집주소와 전자우편(이메일) 주소를 적은 문서를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관광안내원에게 넘겨줬다"고 덧붙였다.

뉴먼씨는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조선인민에게 진심으로 제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죄하고 용서를 빌면서 저를 처벌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뉴먼씨는 지난 10월 관광목적으로 가이드와 함께 방북했다 10월 26일 귀국을 앞두고 비행기에서 체포돼 구금된 것이 지난 21일에야 가족들에 의해 뒤늦게 확인됐다.

북한이 이날 뉴먼씨의 자세한 체포 경위와 사죄문을 공개함에 따라 북한이 뉴먼씨에 대한 추가적인 처벌 조치 없이 조만간 뉴먼씨를 석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방북했다 억류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경우 북한은 구체적인 체포 경위와 처벌 사유에 대해서 별다른 설명없이 바로 처벌 절차가 진행됐었다.

북한은 뉴먼씨가 고령인 데다 심장질환을 지병으로 앓고 있어 자칫 신병에 이상이 생길 경우 오히려 북미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뉴먼씨의 억류 사실이 전해진 직후 "북한은 억류중인 미국 시민들을 석방함으로써 미국과 다른 종류의 관계를 맺는데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북한이 아직까지 이런 움직임을 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이행한다면 경이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북측이 뉴먼씨와 배씨를 석방할 경우 북-미 간 관계가 호전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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