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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쁨받지 못하는 '예쁜 남자' 장근석…왜?

비슷한 캐릭터·불운한 대진표 등 복합적 원인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2013-11-29 07:52 송고 | 2013-11-29 08:15 최종수정
KBS 2TV 수목드라마 '예쁜 남자' (KBS 제공). © News1


'매리와 외박'하다 '사랑비'를 맞고 '예쁜 남자'로 돌아오기까지 장근석의 성적 부진이 심상치 않다. 비슷한 캐릭터와 썩 좋지 않은 대진운까지 겹치자 시청률에서 미움받고 있다.
한류스타 '근짱' 장근석과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만난 KBS 2TV 수목드라마 '예쁜 남자'는 방송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한채영과 이장우 등도 합세해 스타 군단으로 꾸려진 '예쁜 남자'는 자연스럽게 동시간대 정상인 SBS '상속자들'과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여니 예상은 빗나갔다. 4회를 마친 '예쁜 남자'의 시청률은 4%대로 떨어졌다. '상속자들'은 고사하고 수목극 꼴찌를 면치 못하던 MBC '메디컬 탑팀'과 최하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장근석 주연 작품의 시청률 부진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근석이 밴드에서 리드 보컬을 맡고 있는 강무결로 분한 KBS 2TV '매리는 외박중'은 7.3%의 저조한 성적으로 종영했다. 2012년 사진작가 서준으로 출연한 '사랑비'도 평균 시청률 5%대에 그쳤다.

지난 11월18일 열린 '예쁜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장근석은 "너무 장근석스러운 캐릭터이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도 "('근짱', '장근쉬어'가 아니라) 한국에서 배우 장근석의 이름을 되찾고 싶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배우 장근석, 가수 아이유가 지난 18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KBS2 수목드라마 '예쁜남자'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3.11.18 뉴스1 © News1

하지만 전작들의 신통치 않은 성과를 볼 때 '예쁜 남자'의 부진은 예상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매리는 외박중'의 무열, '사랑비'의 서준과 별 차이점이 없는 '예쁜 남자'의 독고마테(장근석 분)에 있다.

무열은 밴드의 자유분방하고 시크한 멤버라는 설정부터 만화 캐릭터 느낌이 뿜어져 나온다. '잘생긴 외모 0순위의 포토그래퍼' 서준은 남의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 도도한 캐릭터로 별명은 '3초 만에 꼬신다'다. 2013년 새로 맡게 된 독고마테는 여자들을 쥐락펴락하는 초절정 예쁜 남자다.

세 캐릭터는 모두 순정 만화 속에 나올 법한 까칠하고 도도한 꽃미남 이미지다. 이미 2009년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SBS '미남이시네요'의 주인공으로 만화 캐릭터의 절정을 찍은 가운데 천계영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예쁜 남자'까지 이어지자 일관된 이미지가 생겨버렸다. 이에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부작용이 따르고 있다.
'예쁜 남자' 제작진이 공개한 원작 만화와 장근석 비교 컷 (그룹에이트 제공). © News1


'예쁜 남자'에는 독고마테란 새로운 극 중 캐릭터가 아닌 장근석의 모습이 더 보인다. 전작에서부터 굳어진 이미지 때문에 새로운 줄거리에 빠져들기도 전에 시청자들은 익숙함과 진부함부터 느끼게 된다.
호평을 보내는 매니아층도 있지만 '예쁜 남자'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장근석은 장르와 분야를 뛰어넘는 노력파 젊은 배우였는데 꽃미남 가수 역할 드라마 찍고 나서 비슷한 역할만 하고 있다", "장근석의 늘 만화 같은 캐릭터에 지겹다", "장근석 매번 똑같은 이미지 식상하다. 재탕 삼탕도 아닌 4번째 우려먹는 이미지에 진부하다 못해 지겹다" 등 비슷한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이 표출되고 있다.

편성표도 한몫한다. '예쁜 남자'는 꽃미남들이 대거 출연하는 '상속자들'과 겨루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예쁜 남자'는 전적으로 젊은 여성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라며 "그 시청층을 '상속자들'이 이미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평론가는 "'상속자들'의 경우 어느 정도 이야기의 전개가 있고 감정 이입이 가능한 면이 있는데 '예쁜 남자'의 전개는 판타지 같기도 하고 리얼리티가 너무 심하게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기에 장근석이 맡은 역할 또한 기존에 이미 나왔던 캐릭터라 의외성이 없다"고 시청률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시청률 18.9%로 종영한 '비밀'의 후속작이라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정석희 평론가는 "전작인 '비밀'의 경우 심금을 울리는 감동이 있었는데 '예쁜 남자'는 코믹 순정 만화 같은 가벼운 감성을 다루기 때문에 전작의 무게감을 이어가질 못한다"며 "이런 점 때문에 '비밀'이 잡아 두었던 시청자들에게 통하기가 힘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진한 시청률이지만 '예쁜 남자'는 이제 막 4회를 마쳤다. "나의 단점을 독고마테를 통해 장점으로 부각킬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이번 '예쁜 남자'가 비슷한 캐릭터의 한계를 극복할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hkmae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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